"원격진료 국회 통과는 물 건너갔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김용익 의원 발언 후 여당 보좌진들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새누리당은 야당의 원격진료 반대를 예견했으나, 수위와 강도가 이 정도 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의사 출신인 김용익 의원은 '원격진료 의원 설립'이라는 가상 시나리오 발표를 통해 제도 시행 후 문제점을 상세히 전달했다.
김 의원은 원격진료를 '2류 진료', '의료파괴' 등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정책 의지를 '일장춘몽'으로 결론 지었다.
김 의원이 "제가 생활이 어려워 돈 좀 벌어 보려고 사업을 할까 합니다"라고 운을 띄는 순간부터 공감을 이루는 여야 의원들의 웃음과 탄성이 이어졌다.
이러다보니, 국감장 옆방에서 방송을 지켜보던 여당 보좌진들 입에서 "원격진료 국회 통과는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원격진료를 준비한 다른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에 보좌진이 작성한 질문지를 슬그머니 내려놓았다는 후문이다.
원격진료 허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통과라는 관문을 남겨 놓은 상태이다.
여당 측도 원격진료의 부담감으로 결국 정부 발의로 입법예고했다는 것은 이미 순탄치 않은 법제화를 예고했다.
같은 시각 계동 사옥에서 국감 방송을 시청한 복지부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한 공무원은 "원격진료를 3류, 4류 진료라고 표현하지 않은 게 어디냐"면서 "입법예고 전 이미 예상한 사항으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국회 통과 여부를 떠나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 허용이 그렇게 문제가 있나"라며 허탈감을 표했다.
의료계와 시민단체에 이어 야당까지 반대한 원격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18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발의 후 폐지라는 수순을 밟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