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료기관협회(회장 이병관)도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허용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정신의료기관협회는 최근 원격의료 허용과 관련한 긴급이사회를 열고 "원격의료를 도입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반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협회는 정신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가 정신건강의학과의 특수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신과는 만성질환이 아니다"면서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여는 순간의 태도, 작은 움직임, 표정, 목소리 변화 등 예민한 여러 부분을 감지하면서 진단을 하고,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개인정신요법, 집단정신요법 등의 과정을 거친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협회는 "이러한 복잡 미묘한 모든 과정을 다른 만성질환과 동일시해 모니터나 모바일 도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정신건강의학과의 특수성을 매우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협회는 "만성 조현병(정신분열증)과 같이 오래되고 상태의 변화가 크지 않은 환자들은 간단한 원격 면담으로 처방하고 투약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잘못"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협회는 "정신건강의학과는 원내처방 및 원내조제가 허용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일반 약국에서는 조제가 거의 불가한 실정"이라면서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조제약을 택배로 배송한다거나, 약을 타기 위해 다시 병원을 방문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