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은 자동 석션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야 자주 환자를 찾아보고, 한번이라도 더 눈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신토츠카병원의 하야시 시게미쓰 원장의 말이다.
기자는 최근 한국의 요양병원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신토츠카병원을 견학했다.
신토츠카병원은 일본 IMS 그룹 소속이다.
34개의 병원을 포함해 클리닉, 검진센터, 하와이 너싱홈 등 모두 72개의 시설을 보유한 일본 최대 병원 그룹이며, 총 1만 1000병상에 1만 6천명의 직원이 일하는 것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신토츠카병원은 333병상(요양 177병상, 회복기 120병상, 특수 36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과, 신경내과, 재활과를 두고 있다.
주목할 점은 현 하야시 원장이 1년 전 취임한 이후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켰다는 점이다.
하야시 원장은 "처음 부임한 뒤 2주 동안은 라운딩만 돌았다”면서 “그 때 느꼈던 게 스탭들이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고, 실제 전체 333병상 중 270병상만 가동하고 있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당시 병원은 환자로부터 선택받는 게 아니라 그 반대였다"면서 "중증환자나 손이 많이 가는 환자들은 자꾸 조건을 붙여서 나가게 했다"고 말했다.
하야시 원장은
"우리가 갈 곳 없는 환자들을 받아주지 않으면 누가 이들을 돌보겠느냐"면서 "직원들에게 이들을 수용해 돌보자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원들의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에 병상가동률 100%에 도전해 보자고 독려했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원장의 바람은 1년후 병상가동률 99% 달성으로 나타났다.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자택복귀율이 72%, 자택 또는 시설 복귀율 기준으로는 무려 94.1%로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전국 평균보다 15% 가량 높은 수치다.
이를 위해 신토츠카병원은 100병상당 28.3명의 물리요법사(PT), 24.2명의 작업요법사(OT), 8.3명의 언어청각사(ST)를 보유하고 있다.
재활병동의 경우 언어청각 치료를 위해 언어훈련실만도 4개에 달했다. 언어청각사 13명이 매일 1대1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신토츠카병원의 설명을 듣고 있던 한국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깜짝 놀라며 보험수가가 인정되는지 물었다.
신토츠카병원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20분 치료하면 일당정액수가를 청구할 수 있다"면서 "환자당 언어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각각 1시간씩 청구할 수 있는데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명을 들은 모 요양병원 원장은 "
우리나라는 뇌졸중 환자들의 언어 재활치료를 하고 싶어도 수가를 인정하지 않아 환자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일본이 부러울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견학에 참여한 요양병원 관계자들은 환자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에 또한번 놀랐다.
일례로 환자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 침대 밑, 환자복에 센스를 설치하고,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기록해 정보를 공유하는 식으로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예들 들면 환자가 화장실에 갈 때 상태에 따라 간병인이 밖에서 기다려야 할지, 같이 안으로 동행해야 할지 등을 꼼꼼히 기록해 두고 있었다.
아울러 요양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135도 비틀기 훈련을 하도록 해 욕창을 방지하고, 몸이 굳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냄새 제로'를 위해 각 병동마다 기저귀를 패킹하는 기기를 설치한 것 역시 환자 중심 병원의 단면으로 기억됐다.
하야시 원장은 "의료는 환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가깝게 다가가고, 가깝게 지내자는 게 병원의 기본이념"이라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