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잠잠하던 의과대학(의전원) 신설 바람이 인천에서 강하게 불어오고 있어 의료계 파장이 예상된다.
인천국제성모병원(건설본부장 이학노)은 19일 "#인천가톨릭대학에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기로 하고 조만간 교과부에 관련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6년 개교한 인천가톨릭대는 지난해 간호대학을 신설한 후 송도 특구에 의학교육 시설신축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서구에 건축 중인 인천국제성모병원은 1000병상 규모로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현재 의사와 간호사 등 대규모 정원을 모집하고 있어, 의료인력 빼가기라는 지역 병원들의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인천가톨릭대와 인천국제성모병원은 동일한 인천교구로 서울교구인 가톨릭중앙의료원과 다른 정파이다.
인천교구 측은 인천국제성모병원이 양질의 진료 외에 성체줄기세포연구 등 치료제 개발, 신약 개발, 의료기기 개발 등 의료산업 발전의 교두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교구는 이어 의전원 설립을 통해 진료 중심의 의사양성 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에 발맞춰 세계적 의과학자와 의료산업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목포대와 인천대 등 많은 시도의 의대(의전원) 건립 추진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인천교구가 이처럼 강한 의지를 표명한 이면에는 인천국제성모병원 전공의 신청 반려가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병원협회 병원신임실행위원회는 지난 6월 재심의를 통해 인천국제성모병원의 신규 수련병원 신청을 불인정하기 결정했다.
당시 인천국제성모병원은 가톨릭의대 협력병원임을 내세워 개원에 맞춰 2014년도 신규 전공의 정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복지부와 신임위원회는 전문의 수련 관련 규정에 입각해 의과대학 부속병원과 국공립병원을 제외한 사립병원은 개원 1년 후에 신규 수련병원을 지정할 수 있다고 불가입장을 밝혔다.
가톨릭의료원은 국공립병원을 예외로 인정하면서 왜 사립병원은 인정하지 않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 논란을 빚었다.
결국, 인천국제성모병원의 의전원 설립 추진은 전공의 정원 및 스탭 교원직 확보 등 위상 강화로 요약되는 셈이다.
인천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신임위원회에서 전공의 정원 배정 불가 결정 당일 인천교구의 불만이 고조됐다"며 "내년 초 의전원 설립인가를 받고, 2015학년도 학생 모집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남의대와 관동의대 등의 폐지와 정원 감축으로 의대생 정원 60~70명이 누적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천지역 국회의원과 기관장 등 많은 인사들이 인천가톨릭대 의전원 설립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송형곤 대변인은 "의대(의전원) 신설 문제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면서 "OECD에 비해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고 밀도가 높은데 무슨 논리로 설립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송 대변인은 "서남의대 사태에서 보듯이 일단 신설되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원하고 보자는 식"이라며 "문제는 내실있는 교원 수급과 양질 의사 배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부 역시 '시기상조'라는 분위기이다.
한 공무원은 "교과부에서 의견조회가 오면 검토할 사항이나 의대(의전원) 신설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해당지역 의사 수급 현황과 제반여건 등을 심도 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인천국제성모병원은 의료계 반대와 별개로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의전원 설립 설득작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정해 당분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