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리베이트 사건이 또 터졌다. 충격적인 것은 불과 1년 전에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받은 A제약이 또 불법 행위를 저지르다 적발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자정 노력이 나름 정착됐다고 평가받는 시기에 터졌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찬물'이나 다름없다.
A제약은 전과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 공정위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됐다. 하지만 당시 불법 행위는 쌍벌제 이전(2008년 8월~2009년 10월)이어서 그러려니 했다.
업계 전반에서 리베이트 자정 운동이 일기 시작한 것은 쌍벌제 이후(2011년 11월 28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사건은 2009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다.
쌍벌제가 도입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 리베이트 금액도 무려 23억원이나 됐다.
소식을 접한 업계는 다소 맥빠진 분위기다.
특히 제약계가 시장형 실거래가제 재시행, 사용량 약가연동제 확대 시행 등에 극한 반발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칫 '반대의 명분'을 잃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국내 D사 관계자는 "A제약 리베이트가 발표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 회사가 1년만에 또 적발됐다는 것이다. 업계가 약가인하로 큰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인데 리베이트 할 돈은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어 "최근 제약계가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 등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가 참 좋지 않다"고 바라봤다.
국내 B사 직원은 이 사건을 최근 사회에 큰 반항을 일으키고 있는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비유했다.
그는 "23억원의 A제약 리베이트는 회사 차원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 큰 금액이다. 업계의 자정 노력을 비웃는 일부 제약사에게 안녕들하십니까? 라고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