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비뇨기과가 인식 개선을 목표로 전문과목 명칭 개정을 추진하다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결국 이를 포기했다.
2차례에 걸쳐 진행된 공모와 컨설팅 등에서 비뇨기과를 대체할 만한 명칭이 나오지 않으면서 개정 작업을 무기한 보류한 것.
대한비뇨기과학회 관계자는 31일 "비뇨기과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명칭 개정을 추진했지만 마땅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일단 보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뇨기과가 명칭 개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진료과의 특수성 때문이다.
배뇨장애부터 성의학까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모두를 담아낼 수 있는 마땅한 명칭을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비뇨기과학회가 올해 초 홈페이지와 회원 이메일, 우편 등을 통해 실시한 진료과목 명칭 개정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고민이 드러난다.
우선 요로생식의학과에 가장 많은 의견이 모아졌고 요로성의학과, 비뇨건강의학과 등이 다수표를 받았다.
하지만 회원들은 요과라는 단순 명칭 외에도 요과전문생활클리닉, 소변생식의학과, 배뇨생식기과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또한 남성건강의학과, 남성건강증진과, 남성생식의학과 등 아예 남성 질환 중심으로 확고한 영역을 확보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아울러 생식기의학과, 성생리과, 성의학과, 성요로의학과 등 성 분야에 특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이렇게 모아진 의견만 무려 148개. 결국 학회는 접수된 의견을 그룹별로 재분류해 다시 한번 설문조사를 실시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장·요로 분류, 요로·생식기 분류, 신장·생식기 분류 등으로 나눠 재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의견이 분산되며 마땅한 대안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결국 학회는 전문 작명 기관 등에 컨설팅까지 의뢰했지만 요로생식건강의학과 등 장문의 명칭이 나오면서 명칭 개정을 포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비뇨기과학회 관계자는 "1년에 걸쳐 명칭을 공모했지만 비뇨기과의 진료 영역을 명확히 담을 수 있는 대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무리하게 진료과목 명칭을 변경하기 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고민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이 회원들의 뜻인데 이렇게 의견이 분산된 상태에서 선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시간을 가지고 의견을 모아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