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건보공단 이사장-의약단체장 신년교례회
"언제까지 웃을지는 모르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이 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의약단체장의 사진촬영을 앞두고 "웃으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던진 말이다. 지금 당장은 웃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안들이 의약계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9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의약단체장과 신년교례회를 가졌다.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2011년 취임한 후 의약단체장과 새해 인사를 위해 따로 자리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 5개 단체장이 참석했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 단체장의 공통 키워드는
'소통'과
'사무장병원'이었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누가 불통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화두는 소통이다. 보건의료계가 전체적으로 안녕하지 못한 한해가 시작됐다"면서 "올 한해는 보건의약 전문가 의견이 중요시되는 소통의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건보공단과도 돈에 대해서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사무장병원 척결 같은 제도적인 부분으로 접근해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도 "어떤 형태로든 간에 사무장병원을 척결했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약사회는 최근 약계 이슈인
'법인약국'의 부당함을 어필했다.
조찬휘 회장은 "법인약국 도입은 의료민영화의 시발점이라는 것을 공단도 인식해야 한다. 정부가 보건의약 문제를 시장논리로 풀려는 것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생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소통, 대화도 없이 이치에 맞지 않게 밀어붙이는 게 안타깝다. 의약계가 언제는 편한날이 있었나 싶지만 이번 만큼은 쓰나미를 맞은 것 같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5월에 있을
수가협상의 중요성도 살짝 언급했다.
조 회장은 "현재 건보재정이 몇천억 흑자인 상황이다. 각 단체장들이 불신, 무능이라는 말을 안듣고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베풀어 줬으면 좋겠다. 5월만 생각하면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즉시 비관이 뒤따랐다. 김세영 회장은 "(정부 정책 때문에) 다 망할걸 수가 좀 더 받아서 뭐 합니까"라고 일침했다.
모든 의견을 들은 후 김종대 이사장은 "수가 문제, 돈 문제보다 전체 틀 문제를 고민해보자는 생각에 동의한다"고 적극 공감했다.
김 이사장은 "싸울 생각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올해는 더 긴밀하게 의약단체장들과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