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남성이 해마다 11.8%씩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5~44세 남성이 연평균 16.2%씩 가장 큰 폭으로 늘고 있었다.
건강보험공단은 2008~2012년 '불임(N46, N96-97)'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불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8년 16만 2천명에서 2012년 19만 1천명으로 연평균 4.2%씩 증가했다.
불임 진료비는 2008년 182억원에서 2012년 230억원으로 1.3배 증가했다.
환자를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봤을 때 증가율은 크게 차이났다. 남성은 11.8%씩 늘어나는 반면 여성 2.5%씩 증가했다.
20~49세라는 가임여성 나이를 고려해 최근 5년 동안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수를 분석해 보면 남성은 35~44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다. 45~49세 연평균 증가율이 12.8%로 뒤를 이었다.
여성은 35~39세에서 연평균 10.8%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40~44세가 10.5%로 뒤따랐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남성 불임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남성도 불임 검사를 받는 사회적 풍토 변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정 교수는 "과거에는 불임을 모두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사회적 풍조가 있었지만 불임 원인 제공은 남성인자도 분명히 있다. 남성 인자에 대한 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불임 치료를 받는 남성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업무 스트레스, 고령화, 환경 호르몬 등으로 인한 남성인자의 증가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도 했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에서 불임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시기가 늦춰지는 분위기가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정재은 교수는 "결혼 시기가 30대 초반 이후로 늦어지는데다가 사회적 기반을 잡은 후 임신을 시도하는 시기가 30대 중반으로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상 결혼 후 1~2년은 자연 임신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후 병원을 찾게 되는 시기는 35세 이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체외수정시술 및 인공수정시술 등 특정치료를 요하는 일정 소득계층 이하의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