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3월 3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협상을 시작하자마자 파행으로 끝났다. 그만큼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의협 협상단은 22일 오후 6시 의사협회 회관 5층에서
의료발전협의회 1차 협상에 들어갔다.
복지부는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 전병왕 보험정책과장, 성창현 일차의료개선팀장을 협상단으로 보냈다.
의협은 서울시의사회 임수흠 회장을 단장으로, 이용진 기획부회장, 이원표 개원내과의사회 회장, 송후빈 충남의사회 회장이 대표로 나섰다.
당초 의협은 이날 1차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정부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상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임수흠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에서 국민들의 의료만족도가 높은 것은 의사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그런 의사들이 인내에 한계를 넘어 뛰쳐나와 울부짖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임 단장은 정부 등으로부터 핍박과 협박을 받고 있다고 폭로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는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여러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정부를 비롯해 어떤 단체와 집단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의적 해석으로 우리를 핍박하고
협박하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복지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를 자기들 목적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양측 인사말이 끝나고 기자들이 협상장을 떠나자 이들은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기자들은 의협이 오후 9시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겠다고 미리 공지함에 따라 3층 회의실에서 협상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의협은 갑자기 브리핑할 게 없다며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협상이 순조롭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복지부 협상단은 이날 노 회장이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복지부가 비공식적으로 10% 수가 인상을 제안해 왔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협상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의협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유포한 것은 대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2차 협상 일정도 조율하지 못했다.
이미 의협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3월 3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어서 협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기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