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영업사원은 의사에게 임상정보는 물론 병원과의 단가계약 협상부터 공급계약 체결, 심지어 납품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영업사원 입장에서는 의사들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설령 미팅이 잡혀도 극히 제한된 시간만 주어져 의사가 필요로 하는 학술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제품 사용 선택에 있어 '갑-을' 관계가 명확한 의사와 영업사원은 최신 임상정보를 주고받는 동반자적 관계보다는 음성적인 거래를 통해 리베이트 문제를 발생시키는 '부적절한 관계'로 인식돼온 것도 사실이다.
만약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들을 만나 제품 구매와 관련된 전통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고 학술적인 차원에서 임상정보만 제공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다국적의료기기기업 '쿡메디칼코리아'는 지난해 'HBS'(Healthcare Business Solutions) 부서를 출범시키고 한국에서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용효율성 개선…환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HBS는 환자와 의료기관을 위한 SCM(물류공급망) 혁신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다.
HBS 도입은 단순히 비즈니스 측면이 아닌 "환자를 위한다"는 쿡메디칼 기업철학에서 출발했다.
쿡메디칼 창업자 빌 쿡(Bill Cook)은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길 원했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중시했다.
그는 이러한 선의를 가지고 행동하면 매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으며, HBS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HBS는 구체적으로 유통 및 의료기관, 헬스케어시스템 부분에서 의료서비스 비용절감을 통한 환자치료 개선을 목적으로 헬스케어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하는 부서다.
목적은 보다 효율적인 제품 공급체인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HBS팀은 환자치료 개선을 위한 의료계 요구나 기회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다.
뿐만 아니라 회사가 사업전략을 개발하고 구매, 납품, 재고관리와 같은 분야에서 비즈니스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설계한 지원도구를 구현하는데 도움을 제공한다.
영업사원은 임상ㆍHBS가 비즈니스 담당
전통적인 의료기기업체는 영업사원을 통해 의사ㆍ간호사 혹은 테크니션 등 임상분야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병원 구매ㆍ관리팀 또는 구매대행업체(Group Purchasing OrganizationㆍGPO)인 간납업체에게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쿡메디칼은 임상 의료진과 병원 행정팀 또는 간납업체 각각의 니즈가 완전히 다른 것을 파악하고, 병원 업무와 고객을 '임상'과 '비즈니스'로 구분했다.
이를 바탕으로 영업사원은 임상 고객에게 최신의 학술정보를 제공한다.
대신 HBS는 비즈니스 고객인 구매관리팀 또는 간납업체와의 가격계약이나 입찰 등 행정 및 제품유통 업무에 전문적이고 일괄적으로 응대해 효율적인 병원 행정관리를 지원한다.
기존에는 영업사원이 병원 구매팀이나 간납업체를 따로 방문해 해당부서 제품에 대한 물류문제나 단가협의를 했다.
이 경우 회사의 통일된 전략이나 방향이 흐트러지고 병원 구매팀이나 간납업체도 같은 회사인데 담당자가 여러 명이 되는 비효율성이 있었다.
반면 HBS는 비즈니스 부분을 전담하기 때문에 회사의 통합된 전략과 의도가 전달되는데 보다 효과적이고, 병원이나 간납업체 또한 업무간소화를 통해 좀 더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유통 비용절감, 의료기관ㆍ환자에게 혜택
HBS는 SCM 업무를 간소화하고 빠르게 대응하는데 기여한다.
헬스케어 SCM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필요한 곳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
빠르고 신속한 제품 공급은 결국 환자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HBS는 제품 최종 사용자인 의료진과 공급업체 간 전체 유통과정을 분석해 비용효율성을 고려한 가장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춰 환자는 물론 의료진과 병원을 비롯한 의료계에 긍정적이고 경제적인 효과를 창출한다.
앞서 쿡메디칼 HBS는 호주ㆍ영국ㆍ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 그 성과를 검증받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IDN(Integrated Delivery Network, 대형병원 공동구매를 위한 조직) 또는 구매대행업체와의 타당한 가격 협상, 포괄적 제품 공급계약, 공급망ㆍ서비스 개선 등 행정과 계약업무에 협력하며 의료계와 환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있는 것.
쿡메디칼코리아 김용관 이사는 "한국의 의사들과 의학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병원 의료기기 유통시스템은 여전히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쿡메디칼코리아는 한국의 의료기기 유통시스템을 선진화해 효율성을 높여 병원 편의성은 물론 유통과정에서의 비용절감을 통해 환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성공적인 HBS 부서 정착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