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갑상선암 논란이 의료계를 뒤흔들고 있다. 과다 진단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작된 논란은 각 의학회의 반발로 이어졌고 그 갈등은 사그라들지 않고 진행되는 중이다.
그렇다면 과연 의사들이 갑상선암을 과다 진단, 치료를 하고 있을까? 이는 언론이 풀어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엄연히 전문가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은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갈등의 시작 자체가 전문가들의 논의로부터 멀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논란은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가 기자회견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시작됐다.
언뜻 의사들의 내부 고발처럼 비춰지는 이번 사건에 각 언론은 잇따라 과다 진단 논란을 보도했고 의사들은 순식간에 돈벌이를 위해 무의미한 검사를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됐다.
결국 갑상선암의 전문가들이 모인 대한갑상선학회가 나서 이를 반박하고 나섰지만 이미 국민들의 마음은 돌아선 뒤였다.
문제는 이번 논란으로 환자들의 마음이 돌아섰다는데 있다. 마치 갑상선암은 진단도, 치료도 필요없는 것처럼 호도되면서 수술을 예약했던 환자들이 잇따라 이를 취소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병원들도 30~50%씩 환자가 수술을 취소했다고 하니 지방 대학병원들까지 합산할 경우 상당한 환자들이 진료와 수술을 포기한 셈이 된다.
물론 갑상선암은 진행속도가 매우 느리고 초기 암의 경우 전이 등의 위험성이 크게 낮은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논란으로 수술을 포기한 환자들이 모두 안전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수술 시기를 놓쳐 병이 악화된 환자들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의학은 불완전한 학문이고 끊임없는 연구와 논의를 통해 발전해 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람의 신체와 생명에 밀접하게 연관된 학문이기에 그 논의는 충분한 근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의학회라는 전문가 단체가 존재한다. 그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연구결과와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검증받을 수 있다.
환자는 늘 정보에 목말라 있고 불안해 한다. 의사의 한마디가 너무나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이유다.
문제가 있다면 의학회 내에서 풀어야 한다. 그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며 그들이 아니면 풀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언론에 나와 너무나 쉽게 풀어낸 주장. 그리고 그들의 한마디에 수술을 취소한 환자들. 과연 의사연대가 그들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