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면접. 합격의 당락을 좌우하는 최종 면접은 아니다. 하지만 떨리는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다. 행여나 준비해 온 멘트를 잊어버릴까봐 방금 정장 주머니에 넣었던 수첩을 다시 꺼낸다.
어김없이 내 차례가 왔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면접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생각치 못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면접관이 내 또래로 보인다.
알고 보니 이들은 1~2년 전에 입사한 휴온스의 신입사원이었다. 으레 생각하던 깐깐한 인상의 고위 임원은 자리에 없었다.
신기했다. 회사 막내 격인 1~2년차 사원(22기)이 앞으로 들어올 신입사원(23기)을 면접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회사에서는 막내지만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직속 상사가 되는 만큼 스스로 함께 일할 인재를 찾아보라는 의미였다.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한 휴온스만의 파격적인 도전이자 낮은 직급을 가진 기존 직원의 생각을 담기 위한 작은 배려였던 셈이다. 한마디로 발상의 전환이다.
휴온스의 파격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의사 등 관련 업계 종사자 명함 20장을 모아오면 가산점을 준다. '적극성'을 제약 영업사원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본 것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명함 20장에 가산점을 준 것은 정말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를 원하는 인재인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몇 몇 지원자는 공고 일주일만에 명함 20장을 모아 회사에 들고 오기도 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1~2년차 사원을 면접관으로 둔 것도 적합한 인재상을 뽑기 위한 회사 노력의 일환이다. 이런 회사의 뜻이 전해졌는지 모집 3주만에 800~900명이 지원할 정도로 많은 인원이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이 일할 사람은 직접 우리 손으로"
한편, 꼭 면접은 아니더라도 함께 일할 직원을 기존 팀원이 사전 인터뷰하는 사례는 제약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사례다.
스펙 등 외형적인 모습만 보고 직원을 뽑았을 때 범할 수 있는 과오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국적제약사 D사 인사 임원은 "고스펙이라도 막상 일을 같이 해보면 기대를 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문에 우리 회사는 기존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인사를 단행한다. 어차피 A부서에서 일한다면 A팀 의견을 존중해야줘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