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협상을 통한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구체화될수록 내과의 비인기과 추락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회 대한임상초음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김용범 회장은 "의료계 내에서 내과라는 전공과목은 먹고 살만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물론 외과나 산부인과도 어렵겠지만 내과도 지난 10년 동안 수가적인 부분에서 피해를 많이 봤다"고 밝혔다.
이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원격진료 시범사업 추진이 내과의 비인기과 추락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최근 수련병원 가운데 상당수가 내과 전공의 모집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더해 일부 전공의들은 내과 수련 자체를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원격진료 현실화에 따른 전공의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앞으로 내과 전공의 지원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의-정 협상을 통한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반대의지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원격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반대의지는 변함없다"며 "6개월인 시범사업 기간으로는 원격진료의 유효성 여부를 판가름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복지부도 막상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면 기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원격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입법발의만 돼 있는 상태지만 담당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 조차 상정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세월호 사고수습 더불어 기초연금법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통과시켜준 만큼 원격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 회장은 창립 2년째를 맞은 임상초음파학회가 3820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명실상부 초음파 진단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했으며, 2년간의 1기 집행진의 임기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2기 집행진이 출범한다고 밝혔다.
개원의와 대학병원 교수가 회장을 번갈아 맡기로 한 만큼 현 김용범 원장이 회장에서 물러나고 순천향의대 김홍수 교수(소화기내과)가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김용범 회장은 "최근 내과학회 전공의 연수과정에 초음파 교육이 의무화됐기 때문에 앞으로 초음파교육의 대표학회인 임상초음파학회의 중요성이 커지게 됐다"며 "김 신임회장이 대학병원 교수인 만큼 개원의들과 대학병원간의 중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