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협력. 시대의 화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소통의 일환으로 매년 한차례 씩 병원 보험심사팀 관계자와 권역별 간담회를 갖는다.
한해는 300병상 미만 종합병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다른 한 해는 300병상 이상 종병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19일 열린 간담회에는 서울지역 300병상 이상 종병 보험심사팀 관계자 약 40여명이 참여했다.
간담회는 비공개다. 참가 신청을 미리 받아서 진행한다. 하지만 당일날 불쑥 참여해도 괜찮다.
불가피한 이유로 신청을 못한 병원 관계자들이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특별히 막지도 않는다. 미처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병원 관계자들이 기사로나마 심사, 평가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다는 이유를 심평원 관련부서가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를 뺐는다는 불편함을 피력하면서도 취재를 강하게 막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분에 해마다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들을 기사로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19일 열린 간담회 취재가 막혔다.
심평원에서 말하는 이유는 궁색했다. 취재를 오지 않은 다른 기자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 300병상 미만 종병 간담회에서 병원 관계자들은 하기도 증기흡입치료, 종양표지자 검사, 골다공증약에 대한 급여기준 확대를 주장했다.
2012년 개최된 300병상 이상 서울지역 종합병원 보험심사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는 영상장비 비급여를 환자에게 설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심평원의 급여기준을 놓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현장의 실질적인 목소리다. 심평원은 간담회에서 나온 질의, 응답을 정리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간담회에 참석하는 보험심사 관계자들은 20~40여명 수준이다. 두 명씩 온 병원이 있다고 치면 서울에 있는 병원 213곳, 종합병원 40곳 중 절반 이상은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심평원은 굳이 현장의 목소리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인 '언론'을 차단했다.
그날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서 대외적으로 공개까지 하면서 언론의 취재를 막는다는 것은 더 아이러니하다. '소통'이라는 키워드와는 동떨어진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심평원은 심사기준이 단순히 요양병원과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