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고령화의 진행, 의료기술의 발전, 기대여명의 증가, 생활습관 등으로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함으로써 국민건강과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10대 사망원인 중 만성질환이 7개에 달하며, 만성질환 조절실패에 따른 뇌졸중 등 중증화로 인한 입원환자가 OECD 평균의 2배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 보유자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2개 이상의 복합만성질환을 보유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서의 만성질환관리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주요 정책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심뇌혈관질환의 선행질환인 고혈압, 당뇨병의 치료 지속률은 각각 22.2%, 29.2%에 불과한 실정이며, 조절되지 않는 당뇨의 경우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2.5배정도 더 높다. 만성질환 경증 및 고위험 요인 보유자의 경우 증상이 뚜렷이 없기 때문에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높아, 복합만성질환자의 증가 및 치료 지속성 부재가 문제인 것이다.
WHO, OECD, UN 등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차의료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서비스와 연계할 것을 조언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의료전달체계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일차의료기관인 의원의 외래 진료 위축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차의료의 또 다른 축인 보건소는 취약계층에 대한 방문서비스를 위주로 하고 있어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만성질환 관리활성화 노력은 거의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이는 합병증 등 중증 만성질환이 발생하기 전 단계에서 조기에 만성질환 발견과 관리가 강화돼야 하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적절히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고당등록관리사업, 만성질환관리제, 시민건강포인트 제도 등 만성질환자를 관리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됐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얻어내지 못함에 따라 2014년 지역의사회와 보건복지부는 일차의료기관과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만성질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일차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시, 보건소가 중심이 됐던 기존의 사업과 달리, 본 사업은 지역의사회가 주도하는 일차의료지원센터에서 만성질환 환자의 건강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운동·영양 상담 및 교육을 제공하게 되며 의사가 직접 만성질환 환자를 상담하고 정기적으로 관리하게 될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중랑구가 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됐고, 중랑구의사회는 향후 2년간 실시될 시범사업을 위해 2014년을 준비 기간으로 삼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중랑구의사회에서는 보건소와 협력해 일차의료지원센터의 설립을 서두르고 있으며, 많은 회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홍보하고 있다.
더불어 효과적인 상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검토 중이고, 더 나아가 만성질환 관리와 관련한 수가 책정에도 적극 개입해 타당하고 적절한 수가를 보장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 사업을 통해 중랑구의 만성질환자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지역 내 일차의료기관들이 이 시범사업을 계기로 의사-환자 관계가 개선되고, 보건소와 유대가 강화돼 지역의사회의 위상이 높아지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