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기자수첩

의대 교수들은 완벽한 스승(?)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4-06-09 06:04:55
강의에 참여한 교수 10명 중 7명은 만점. 나머지 3명도 90점 이상. 지난해 한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강의 평가의 결과다.

이 정도 성적표라면 이 의대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명문 의과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면 학생들 대부분이 교수들의 강의가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한 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국의 대부분 의과대학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가히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은 완벽한 스승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놀라운 성과에 대해 사회적인 시선은 냉랭하다. 특히 의대생들도, 교수들도 대수롭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해 못할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한 의대가 자체 조사한 강의 평가에 대한 설문이 이에 대한 궁금증을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강의 평가가 실질적인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10명 중 4명은 불이익이 두려워 강의 평가를 좋게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결국 아무리 지적해봐야 달라지는 것이 없으니 평가를 작성할 필요성을 못느끼는데다 굳이 써야 한다면 괜히 혹평을 해서 찍히느니 만점을 주고 마는 셈이다.

실제로 본지가 일부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0%의 학생들이 신경쓰기 귀찮아서 100점을 주고 만다는 답변도 나왔다. 이쯤 되면 평가 항목을 읽어보기는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지 않을까.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는 우리나라 의사 사회의 폐쇄성과 무관하지 않다.

입학과 동시에 6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아가 인턴, 레지던트 코스를 밟을때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부분의 예비 전문의들은 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더욱이 전임 강사를 거쳐 교수 트랙을 밟게 된다면 15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 선배는 영원하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환경에 갇혀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신을 가지고 선배, 혹은 스승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의대 강의평가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으니 평가는 공정하다는 의대의 답변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러한 의지라면 차라리 학생들에게 부담만 주는 평가를 없애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진정으로 강의에 질을 높이고 싶다면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꼭 점수를 매기지 않아도 학생들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방법들은 수없이 많다. 굳이 찾지 않았을 뿐이다.
댓글 10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더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