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장 선출을 놓고 양분된 재단과 교수들과의 갈등이 24일 분수령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갑영 연대 총장이 제시한 합의안을 놓고 찬반 투표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장이 제시한 합의안에 대해 교수들의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혹여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의료원장 공석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세의료원 자율권 수호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정갑영 총장이 제시한 합의안에 대해 일선 교수들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투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오는 24일 오후 5시 투표가 마감되면 즉시 개표 결과를 알 수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24일 개표 결과에 따라 의료원장 선출 방법은 물론, 비대위의 향후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연세의료원의 앞날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연세대 재단이사회와 정갑영 총장은 교수들이 비대위를 조직하고 결의대회 등을 통해 재단과 대학을 압박하자 임명제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합의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이 제시한 합의안은 의무부총장 후보자추천위원회를 15명(의대교수 8명)으로 구성하고 위원회에서 총장에게 3명의 후보를 무순으로 추천해 총장이 임명하는 방식.
또한 임명된 의무부총장에 대한 인준 투표를 하지 않으며 의대 학장은 총장이 임명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재단과 정 총장의 입장에서는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되 자신의 임명권만은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과연 교수들이 이러한 합의안에 대해 동의할지가 갈등 해결의 실마리다. 이번 찬반 투표에서 찬성표가 우세할 경우 더이상 투쟁에 나설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찬성표가 우세할 경우 즉각 비대위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되며 교수평의원회 등이 다시 주도권을 잡고 의료원장 선출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만약 반대표가 많을 경우 상황은 매우 복잡하게 흘러가게 된다. 또 다시 재단과 총장, 교수들간의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이철 의료원장의 임기가 7월말 까지라는 점에서 만약 갈등이 심화될 경우 자칫 임기 내에 차기 의료원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상황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비대위 관계자는 "다른 부분은 양보할 수 있다해도 무순위 추천은 결국 총장이 입맛에 맞는 후보를 자의적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교수들도 불만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의료원장 선출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이는 재단과 총장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협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