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으로 수가 증가하고 있는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의 여파가 법조계에도 미친 것일까.
최근 의료생협의 수가 급속도록 증가함에 따라 설립 준비부터 인가 및 의료기관 개설까지의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까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을 정도다.
25일 법무법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료생협 설립 대행을 해주는 변호사나 법무사 뿐 아니라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업체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의료생협에 대해서 검색만 하게 되면 이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사 및 대행업체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
이들 업체들은 의료생협의 설립 준비부터 인가 및 의료기관 개설 허가까지의 업무를 원스톱서비스로 대행해주며, 의료생협 설립 시 주의사항 및 이와 관련된 최신 정책 변화 등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관련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는 A업체 관계자는 "의료생협이 활성화됨에 따라 이를 대행해주는 업체까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들어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의료생협이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아 설립 대행을 문의가 다소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무장병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가 많아 의료생협 설립 준비 및 의료기관 개설을 대행해 준다고 해서 상당히 좋지 않은 시선들로 일부 보는 것 같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정직한 의료생협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의료생협은 사무장병원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이러한 대행업체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의 강북구 L내과의원 원장은 "의료생협이 사무장병원으로 변질된다는 우려가 제기됨에도 최근 서울시는 오히려 생협 설립을 권장하고 있는 등 정책적으로 호의적"이라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대형업체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중랑구의사회 관계자는 "지역내 한 의료생협이 운영하는 의원이 예방접종을 덤핑하는 사례가 있어 보건소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며 "하지만 보건소의 답은 불법적인 요소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불법적인 요소에 대한 심증은 있지만 확증이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동으로 '제1차 불법의료기관 대응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단계적인 조치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회의에서 복지부는 의료생협의 사무장병원 변질을 막기 위해 설립 기준을 의료사회적협동조합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