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가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를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중 일부 부대사업은 의료법에서 위임한 범위를 벗어났다는 입장을 내놔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은 2일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내용이 의료법 상 위임 입법을 일탈했는지 여부를 입법조사처에 문의한 결과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입법조사처가 외부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 받은 결과, 전문가 4명 중 3명이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등 부대사업이 의료법상 위임규정을 일탈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나머지 1명의 전문가는 부대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은 의료법 시행규칙 제60조 개정만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는 "여행업, 국제회의업, 외국인환자유치, 종합체육시설업, 수영장업, 체력단련장업은 의료기관 내에서 일반적인 환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일상적 활동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사업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나눔 김보라미 변호사는 "의료법이 정한 부대사업의 핵심은 의료업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의 사업이어야 하고, 비영리활동 범위의 사업임을 고려할 때 숙박업, 여행업, 국제회의업, 건물임대업 등은 본래적 의료업의 범위를 뛰어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B 법무법인 변호사는 "부대사업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 반드시 의료법 제49조를 개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의료법 시행규칙 제60조에 의해 의료법에 규정된 기준에 따라 이를 구체화하는 등 의료 환경 변화 등에 대응해 탄력적으로 해당 사업의 범위를 규정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용익 의원은 "입법조사처와 다수의 법률전문가가 복지부가 입법예고 중인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일부 내용이 의료법 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결과를 내 놓은 것은 국민 상식에 맞는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의료법의 공익적 취지를 벗어나 의료법 개정 없이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확대 및 자법인 설립을 추진하려는 시도는 행정 독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