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정갑영 총장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간의 갈등으로 차질이 빚어졌던 연세의료원장 선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비대위와 교수 평의원회가 자체적인 후보 선출 의지를 접고 정 총장의 선택에 대한 신임 투표만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연세대 교원인사위원회는 4일 총 18명으로 구성된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료원장 등록 후보에 대한 추천을 의뢰할 계획이다.
추천위원회는 전임 의무부총장과 의대, 보건대 전임교원 10명, 치대 전임 교원 2명 등을 추천에 의해 선임하게 된다.
이들은 5일 후보자들이 제출한 의료원 발전 계획서와 프리젠테이션을 개별적으로 평가한 뒤 최종 합의를 거쳐 총 3인의 후보를 정갑영 총장에게 전달하게 된다.
이후 정 총장이 최종 1인을 선정해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최종적으로 의료원장 선출 절차가 마무리된다.
이처럼 그동안 갈등에 갈등을 거듭하며 진행되지 못한 의료원장 선출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의 결단이 컸다.
현재 이철 의료원장의 임기가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로 의료원장 선출을 진행한다는 것은 시간적 제약이 따르는데다 만약 선출한다해도 총장이 지명한 의료원장과 교수들이 선출한 의료원장 두명이 나오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다는 판단에서 이에 대한 의지를 접었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더이상 선출 방식을 두고 갈등을 지속하다가는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별도 선출 과정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선 정 총장이 지명하는 후보를 보고 이에 대해 교수들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세의료원 교수평의원회는 교수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총장이 임의적으로 최종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호선 후보자 순위는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호선 투표 자체가 교수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인 만큼 이를 공개한다면 총장의 독단적인 선택을 저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령 호선 투표에서 1위를 한 후보가 3인 후보에 떨어지거나 6위를 한 후보가 의료원장이 되는 등의 상황이 나온다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호선 순위를 공개한다면 우선 정 총장의 독단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후 교수들이 참여하는 신임 투표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교수들의 의견을 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