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암의 발병과 진행 원리를 밝혀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위암 예방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세대 의과대학 이용찬 교수팀은 최근 헬리코박터균의 종양 단백질을 통해 위암이 진행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가진 종양단백질 CagA이 암세포의 상피간엽이행을 촉진해 위암이 진행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상피간엽이행이란 암세포의 침윤성 성장 및 전이시 주변세포와의 부착을 끊고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이동하기 위해 세포간 결합이 느슨해지고 세포의 골격이 변하며 운동성을 획득하는 현상.
종양단백질 CagA 이 인산화효소 GSK-3를 억제해 상피간엽이행을 유도하는 단백질(Snail)을 분해하지 못하고 안정화시키면서 위암이 진행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교수팀의 연구결과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위염 환자조직 위 점막 상피에서 핵 내 단백질 Snail 발현이 증가하는 것이 발견됐다.
지금까지 헬리코박터균의 종양단백질 CagA이 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자세한 분자생물학적 원리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가 없다.
따라서 CagA에 의한 상피간엽이행 촉진이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염증과 위암 발생과정의 분자학적 연결고리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Snail을 표적으로 하는 화합물 발굴 등 관련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암 예방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며 "향후 관련 연구가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