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누가 의료기기 리스를 하나요. 할부로 의료기기를 수입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최근 강남의 개원한 A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의 말이다.
9일 개원가에 따르면 최근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들이 그동안 대세로 여겨졌던 의료기기 리스보다 할부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캐피탈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의료기기 리스에 따른 이자율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의료업 리스는 의료기기와 컴퓨터를 비롯 병의원 사용 물품 등이 주류를 이루며 의료기기의 경우 통상 5년 정도에 거쳐 기기값과 이자를 나눠서 내는 구조다.
통상 의료기기 등을 리스사에서 대신 구입하고 이를 약정 기간 동안 대여해 그 대가로 사용료를 받는 형태.
현재 주요 캐피탈사들의 의료기기 리스에 따른 이자율은 은행권 연금리로 환자하면 6~8%대로 가뜩이나 불황으로 시름하는 개원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개원한 강남구 M정형외과 원장은 "정형외과 특성 상 의료기기 구입은 필수적"이라며 "솔직히 1억 이하의 금액의 의료기기는 현금으로 구입했고, 나머지 1억 이상의 고가의 의료기기는 무이자 할부를 통해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R산부인과 관계자는 "3개월이나 6개월 정도로 요즘에는 의료기기도 무이자로 구입할 수 있다"며 "최대한 할 수 있는 한 의료기기 구입 시 리스를 적게 하고 차라리 그 이자를 직원들의 복지에 활용하는 편이 훨씬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개원을 준비할 때 자금이 부족해 의료기기를 리스를 활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그동안 비용 처리가 용이하고 세제상의 혜택이 있다는 이유로 리스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차라리 구입하는 개원의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리스금융업 현황에 따르면 2012년도 의료기기 리스실적은 9225억으로 10년 전인 2012년 2424억보다 7000억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3년간인 2010년부터 2012년 사이에는 약 900억 가량만 의료기기 리스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다소 증가 속도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