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냉장고·냉동고 및 혈액보관장비를 생산하는 ‘GMS’(지엠에스)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세계보건기구(WHO) 품질인증을 받은 토종 의료기기 강소기업.
WHO 품질인증 획득은 WHO 전 세계 산하 단체와 병의원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입찰자격을 부여받는 동시에 품질과 기술력을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경쟁력을 갖는다.
특히 GMS는 유럽 CE·미국 FDA 인증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러시아, 멕시코, UAE 등 동유럽과 중남미·중동시장에 진출했다.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공략에 주력했던 이 회사가 시장진입을 놓고 끝까지 심사숙고한 나라가 있었다.
인구대비만 놓고 보면, 한국보다 약 25~30배 시장규모가 큰 중국이었다.
중국은 현재 의료용 냉장고 보급률이 10~15%에 불과해 향후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매력적인 시장.
GMS는 오랜 장고 끝에 지난달 열린 ‘제72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 첫 참가를 계기로 본격적인 중국시장 도전기를 시작했다.
고사양 장비 수요 증가…중국 진출 지금이 적기
GMS의 중국 진출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윤정권 부사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윤 부사장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은 일반 냉장고와 의료용 냉장고가 뒤섞인 저가장비 시장을 놓고 로컬업체 간 가격경쟁이 심해 굳이 시장에 뛰어들 필요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WHO 품질인증·FDA까지 받은 고사양 장비를 굳이 출혈경쟁까지 하면서 판매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 정부가 의료개혁 일환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저가형에서 제품 인증을 받은 고사양 장비 사용을 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공립병원 중심 의료시스템에서 민간병원 병상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정책 기조 또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는 의료서비스의 질로 경쟁하는 민간병원들이 저가형보다는 고사양 의료용 냉장·냉동고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부사장은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의약품을 의료용 냉장고에 보관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앞으로 고사양 의료용 냉장·냉동고의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중국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CMEF 첫 참가 화려한 신고…뜨거운 ‘러브콜’
GMS는 첫 참가한 CMEF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처녀 참가이자 춘계보다 사람이 적은 추계전시회인 만큼 회사 이름과 제품 홍보 정도만 기대했지만 예상 밖 현지 병원과 딜러들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은 것.
윤정권 부사장은 “지금껏 중국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제품들이라 그런지 호응이 매우 좋았다”며 “GMS 제품이 고사양이고 디자인이나 마무리 마감 또한 중국 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현장 반응을 전했다.
실제로 GMS 부스를 방문한 중국 적십자는 ▲혈액냉장·냉동고 ▲혈소판 부란기 ▲혈장해동기 ▲혈액급속동결기에 관심을 보이며 GMS가 빠른 시일 내 CFDA 허가를 받고 시장에 진출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또 9개 브랜치를 두고 있는 한 대형병원은 제품에 병원 로고를 넣어주는 조건의 OEM 방식으로 연간 150대 구매 의사를 밝혔다.
이밖에 북경에 위치한 한 대학병원 구매팀은 GMS의 개인용 코세정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GMS는 CMEF를 계기로 현지 딜러들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우선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의 맞춤형 제품 코세정기는 중국 8개 지역 담당 대리점 딜러들을 선정했다.
1등급 의료기기 코세정기는 CFDA 허가 예상 소요기간이 최소 1개월에서 최대 2개월. 허가 후 병원과 인터넷·홈쇼핑 판매를 통해 200만~300만 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혈액냉장·냉동고 ▲혈소판 부란기 ▲혈장냉동기 ▲혈액급속동결기는 중국 4개 지역 대리점 딜러들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약 3개월에서 6개월이 소요되는 허가 기간을 거쳐 판매가 시작되면 첫 해 매출실적으로 약 400만~500만 달러가 예상된다.
3년 내 교육센터 갖춘 중국지사 설립
국내 혈액·약품·백신을 보관하는 의료용 냉장고 한 해 수요는 약 2만5000대로 추산된다.
인구대비로 따져보면, 중국은 한국보다 약 25~30배 시장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이 큰 만큼 경쟁 또한 만만치 않다.
윤정권 부사장은 “중국시장에서는 하이어(Haier)를 비롯한 약 40~50개 로컬업체와 파나소닉(Panasonic)·써모 피셔(Thermo Fisher) 등 7개 다국적기업이 경쟁사”라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시장 진입을 위해 3년 내 중국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GMS의 중국지사 설립은 ‘현지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
현지 고객들에게 원활한 사후관리를 제공하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경험에서 나온 선택이다.
그는 “해외에서 한국 제품에 대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이 사후관리가 안 된다는 점”이라며 “중국 또한 사후관리가 해결 안 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교육센터가 포함된 지사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 3년 정도면 안정적인 매출구조가 만들어 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교육센터를 통해 각 지역 대리점 담당자들을 교육하고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철저한 사후관리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