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수장을 맡았던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이 1일 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에 공식 취임하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성상철 신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일 임명장을 받고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그의 특이한 경력 때문일까. 공단 노조 및 시민단체는 강하게 우려를 제기하는 반면 의료계에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성 신임 이사장은 병협회장직을 맡을 당시 정부의 영상수가 인하 조치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행정소송을 제기, 승소로 이끄는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게다가 의약분업 전국민서명운동 100만명 돌파 등 병원계 수장으로서의 인정을 받은 만큼 정부 측인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을 맡는 것을 두고 우려가 높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김경자 공동집행위원장은 "설마했는데 청와대의 선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40조가 넘는 건보 재정을 의사와 병원협회에 갖다 바치겠다는 것과 같다"며 강도 높게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성 신임 이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2일 오전 건보공단 앞에서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 규탄 및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성 신임 이사장은 앞서 병원계 이익을 위해 활동했고,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할 때에도 헬스커넥트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건보공단 노조 측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노조 측은 취임식 당일 '의료민영화의 첨병, 온몸으로 거부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사장 입구를 점거해 취임식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반면 의료계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과거 성상철 신임 이사장이 대한병원협회장을 지낼 당시 보험이사를 지냈던 정영호 정책위원장(한림병원장)은 "수가협상을 진행할 때에도 의료계 수장이지만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분으로 기억한다"며 "기존 이사장 중 가장 잘 건보공단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상수가 인하 취소 소송, 의약분업 서명운동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것을 볼 때 강단이 있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노조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기우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는 "병협회장직을 지낸 지 벌써 수년이 흘렀고, 본인의 맡은 바 업무에 누구보다 충실하게 임할 분이다. 워낙 객관적인 시각을 갖춘 분이라 병원계는 오히려 걱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이정렬 전 기획조정실장은 "적임자가 임명돼 기대가 된다"며 "과거 병원장직을 수행할 때에도 자칫 오해를 초래할까 싶어 정형외과는 덜 챙겼을 정도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분"이라고 귀뜸했다.
그는 "오히려 의료계 내부 문제를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걱정스러울 정도"라며 "편파적인 시각 없이 잘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