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 한번으로 심근경색에 대한 정밀 진단이 가능한 진단법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심장 MRI 하나만으로 조직 검사 없이 심근의 조직 상태를 알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해 주목된다.
연세대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팀(이경화, 정혜문, 이경아, 박철환, 박혜성)은 환자 혈액의 DNA 염기서열 분석 통해 심근증을 진단하는 새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와 함께 심장 MRI 지도영상 기법을 통해 조직검사 없이도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새 진단법의 가능성도 열었다고 전했다.
최 교수팀은 증례 연구를 위해 심근비후로 발견된 39세의 여성 심근증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PCR 시퀀싱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내 전 DNA의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의 DNA에서 심근증을 일으키는 3243A>G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심장 MRI 영상지도 기법으로 심근의 조직상태를 분석한 결과 실제 침습적 심장 조직검사를 통해 분석한 광학현미경 및 전자현미경적 소견에 해당되는 결과를 거뒀다.
미토콘드리아 3243A>G 유전자 변이의 경우 일반인 300명중 1명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심근증의 경우 비후성 심근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비후성 심근증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변이 및 심장 MRI기법을 이용해 고위험군을 찾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심근증은 심장이 확장되거나 두꺼워지거나 또는 지방침착이 생기는 등 심장근육 이상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군을 통칭한다.
특히 비후성 심근증은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심근증으로 부정맥발생으로 인한 급사, 심기능 장애로 인한 운동 시 호흡곤란 및 말기 심부전으로의 진행, 심근허혈로 인한 흉통, 실신, 심방세동의 발생으로 인한 뇌졸중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이 같은 심근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혈액검사 및 엑스레이촬영, 심초음파, 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 및 진단기법이 동원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심장의 근육조직을 채취하는 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 교수팀이 혈액 하나만으로 심근증을 진단하고 나아가 발병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놓으면서 향후 진단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최의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다소 위험한 침습적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또한 직접 조직을 채취하지 않고도 MRI를 이용해 심근의 조직상태를 알 수 있는 새 진단법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화된 조직 특성 및 유전변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약물치료와 함께 새로운 효소치료, 조기 이식형 제세동기 치료 등 맞춤 치료의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