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규제 '기요틴'(단두대)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며 복지부를 항의 방문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14일 보건복지부 세종청사를 항의 방문하고 정부의 규제 기요틴 추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항의방문은 추무진 회장을 비롯해 임수흠 부회장, 송후빈 충남의사회장, 김화숙 여자의사회장, 박영부 총무이사, 김근모 보험이사, 오혜숙 사회참여이사, 이승영 사무총장 등 8명이 참여했다.
추무진 회장은 '규제 기요틴 추진에 대한 의사협회 입장 및 대정부 요구사항'을 통해 "정부가 지정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바람직한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운을 띄었다.
추 회장은 "한의사들에게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게 하고, 영구적인 흉터가 남고 감염 우려가 있는 문신을 권장하는 것이 과연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가 앞장서서 발표할 수 있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규제 기요틴은 국민의 건강을 규제완화라는 미명하에 내팽겨쳤을 뿐 아니라 의료의 원칙과 전문성을 무시함으로써 의료체계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며 반대 이유를 분명히 했다.
추 회장은 "의료분야의 기본원칙이 무너져 버린다면, 어떤 참혹한 대형사고가 발생할지 우려스러우며, 규제 기요틴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어느 정도 길래 국민건강까지 희생해야 되는지 의사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사협회는 국민들에게 간곡한 호소를, 복지부에 엄중한 경고를 했다.
추 회장은 "규제 기요틴 반대는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 위한 것도 이가주의 때문도 아니다"라면서 "무자격자들에게 국민들의 건강과 진료를 맡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무진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주신다면 의사들은 어떤 처벌과 외압도 두려워하지 않고, 국민건강 수호와 바람직한 보건의료제도를 만들기 위해 적극 앞장 설 것"이라며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추 회장은 특히 "복지부 등 정부 관계자는 규제 기요틴 미명하에 국민 건강을 사지로 내몰지 말아 달라"면서 "규제 기요틴 보건의료과제를 철회하고 의료 전문가들과 소통을 통해 국민건강을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해 달라"고 경고했다.
추무진 회장은 "의료계 요청에도 불구하고 철회되거나, 재논의 되지 않을 경우, 의료계는 분연히 일어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엄중 촉구했다.
의협 집행부는 항의서한을 최성락 보건의료정책관과 김덕중 한의약정책관에게 전달하고 11만 의사의 입장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의협은 항의서한 전달 후 복지부 브리핑 룸을 방문해 전문기자협의회에 경과를 설명했다.
추 회장은 "최성락 정책관은 복지부 장관도 (규제 기요틴)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면서 "한의계와 의료계가 만날 시간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추무진 회장은 이어 "직역 간 갈등으로 비춰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건강을 바라보고 어떤 것이 가장 올바른 것인지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의사들의 이기주의가 아님을 분명히했다.
추 회장은 "저지투쟁의 구체적인 일정은 이번 주말 긴급대표자회의와 25일 임시총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정부 추진사항과 내부 논의 후 차차 투쟁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복지부 문형표 장관과 장옥주 차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실장 등은 복지단체 신년교례회 등 외부 일정으로 세종청사 부재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