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체제로 대형병원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가운데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사실상 주 6일 진료를 공식화해 주목된다.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일부 외래만 제한적으로 토요 진료를 실시하는 것에서 나아가 모든 진료 과목을 오픈하는 것은 물론, 수술과 검사까지 평일 수준으로 시행하고 나선 것.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최근 8개 산하 병원 전체가 모든 진료과목에 대한 토요 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산하 병원들은 토요일에도 전체 진료과를 모두 열고 외래를 보고 있는 상태다.
외래 뿐 아니라 수술실과 검사실도 모두 함께 오픈하고 평일과 동일한 스케줄로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주 6일 진료를 확정 지은 셈이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11일 "이제 토요 진료는 병원계에 하나의 흐름이 되지 않았느냐"며 "시대가 변화하는데 언제까지 과거 패러다임에 머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톨릭의료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토요 진료를 조금씩 확대해 가며 전면 실시를 준비해왔다.
서울성모병원은 물론, 여의도 성모병원 등은 처음에 7개 진료과만 토요 진료를 실시했지만 몇달 뒤 11개과로 늘린 바 있다.
이후 의료원 산하 병원들은 토요 진료 확대를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단계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 왔다.
토요 진료 전면 실시는 이러한 로드맵에 맞춘 결과물인 셈이다.
이는 최근 병원계에 불어닥친 한파와 무관하지 않다.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며 불황을 겪으면서 토요 진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의료원의 행보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가톨릭의료원은 빅5병원으로 수년전만해도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병원계를 리드해왔다.
하지만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3대 비급여 개선 등 제도 변화로 병원계가 불황에 빠지면서 대형병원조차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토요 진료는 이러한 불황을 타계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인 셈이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대학병원들마다 토요 진료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만큼 한명의 환자 확보가 절실해 졌다"고 전했다.
따라서 가톨릭의료원의 이러한 행보가 병원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현재 대형병원 중 가톨릭의료원과 같이 토요 진료를 모든 병원, 모든 진료과에서 시행하는 병원은 없는 상태다.
특히 가톨릭의료원이 수술실과 검사실까지 모두 가동하는 전면 토요 진료로 주 6일 근무를 확정했다는 점에서 타 병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지속됐던 주5일 근무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깨진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토요 진료를 확대하는 것은 의미있는 사건"이라며 "특히 주6일 진료까지 나왔다는 것은 병원 운영의 획이 달라지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러한 대형병원의 행보는 의료전달체계 등 의료계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