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간호계 내부 갈등이 재점화되고 모양새다.
과거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간호사 모임'이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를 위한 협의체'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시작하면서 대한간호협회와 또 다시 의견이 충돌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필두로 하는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를 위한 협의체는 최근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간호인력 개편안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간호인력 개편안은 시대에 역행하는 제도로 당장 철회해야 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간협은 자성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자 간협은 임의단체에 불과한 협의체가 무차별적으로 문자와 메일을 보내 집회를 개최하고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간호사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간협은 26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82회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참석자들에게 협의체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했다.
간협은 "간협과 무관한 임의단체인 협의체가 사실 관계가 없는 내용의 주장을 하고 있다"며 "협의체 명의로 집회에 대한 문자와 메일을 발송한 것도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들이 주장하는 2년제 간호학제 신설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논의된 적도 없다는 것이 간협의 주장.
간협은 "간호인력 개편 협의체에서 2년제 간호학제는 전혀 논의된 바 없으며 단지 간호 보조 인력의 학제와 명칭을 어떻게 할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간호인력 개편 논의는 국제대에서 간호조무사를 양서하자 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그동안 명확한 업무 한계나 질 관리 없이 간호사 대체인력으로 활용되던 간호조무사를 폐지하는 것이 골자"라고 강조했다.
즉, 2년제 간호학제가 신설되며 간협이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는 설명이다.
간협은 "조무사 제도를 폐지하고 간호사 지도와 감독 아래 새로운 간조보조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인력 개편안"이라며 "간협은 각종 법과 제도를 통해 새롭게 양성되는 간호 보조인력을 간호사의 위임 아래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간호인력 개편안을 두고 간호계가 또 다시 균열을 일으키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또 한번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간호계는 과거 간협과 건수간으로 세력이 나눠지며 서로간에 날 선 비판을 쏟아내는 등 극한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건수간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며 잠시 갈등이 소강상태에 빠지는 듯 했지만 협의체라는 또 다른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다시 간호계가 분열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간협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간호계가 분열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간호법 제정 등 간협이 해야할 일을 하며 간호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