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경기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은 의사협회장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1만여명 유권자가 몰려있는 의과대학 동창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27일 서울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등 주요 의대 동창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의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획을 잡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의대 등 주요 의대 동창회는 각각 1만여명이 넘는 유권자가 몰려있는 매력적인 표밭이지만 동창회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의협회장 선거에서 2명의 후보를 배출한 서울의대 동창회는 당초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두 후보 모두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자칫 선거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중립을 지키며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다.
서울의대 총동창회 관계자는 "동창회가 잘못 나서면 의도치 않게 해당 후보가 구설에 오를 수도 있다고 판단, 회장선거 관련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의대, 가톨릭의대도 1만여명 유권자가 몰려있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가 없어서인지 조용한 분위기다.
연세의대 동창회 한 관계자는 "동문이 출마했다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은데 굳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 활동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동창회 문을 두드리는 후보자들도 없다"고 전했다.
가톨릭의대 동창회 관계자는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유독 썰렁하다"면서 "누가 나왔는지, 언제 투표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허다하다"고 했다.
모처럼 의협회장 후보를 배출한 의과대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희의대의 경우 이용민 의협회장 후보가 지난 13일 정기총회에 참석해 동문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동창회의 역할은 여기까지. 이후 이 후보에 대한 별다른 활동은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한 의과대학 교수는 "동문들끼리 만나도 의협회장 선거는 얘깃거리가 아니다. 다들 관심도 없다"면서 "일선 의대교수들은 회장 선거가 있는 지 조차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