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원장 박성욱)은 12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건강상태를 장기간에 걸쳐 연구하는 환경보건센터 개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2011년 원인미상 중증 폐질환자들을 발견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고, 피해환자 진료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지난 4월 1일 환경부로부터 유해화학물질 노출분야 환경보건센터로 지정됐다.
환경보건센터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피해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모니터링, 정신건강 상담․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부분은 물 분자에 달라붙은 살균제 독성물질을 흡입해 폐 손상을 입은 상태다.
특히 가습기살균제가 폐가 아닌 다른 장기-간, 심장, 신장 등-에 미친 영향도 함께 연구한다.
우선 피해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동물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폐 이외 장기에 발생한 질환에 대해서는 진단 및 판단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또한 가습기살균제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유해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건강피해 예방과 관리를 위한 대국민 교육 등도 진행한다.
홍수종 환경보건센터장은 "몇 해 전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많은 사망자와 피해자가 발생하는 불행한 일이 있었다"면서 "가습기살균제 이외에도 생활화학제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유해화학물질 노출로 일어날 수 있는 피해에 미리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이승규 아산의료원장, 박성욱 서울아산병원장,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지난 2011년 산모 4명이 원인미상의 중증폐질환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져 질병관리본부의 1차 조사에서 168명이 피해자로 인정됐고, 최근 1차 조사 때 신청하지 못한 폐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환경부의 2차 조사에서 53명이 피해자로 추가 인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