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발기부전치료제, 조루약 등 남성 관련 처방약 시장에서 겪었던 아픔이 보약이 될 수 있을까.
발기부전약 '시알리스(타다라필)' 제네릭을 내놓은 종근당과 한국메나리니 얘기다.
종근당은 과거 바이엘 '레비트라(바데나필)' 쌍둥이약(이름만 바꿔파는) '야일라'를 들고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야일라'는 지난해 10월말 시장에서 철수했다. 2007년 1월 허가를 받은 이후 7년 10개월 만이다.
8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매출액은 180억원에 불과했다.
메나리니도 유사한 아픔을 갖고 있다.
2013년 4월 기존 국내 판권사 한국얀센으로부터 세계 최초의 조루치료제 '프릴리지(다폭세틴)'을 받아 재출시했지만 시장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시 얀센이 팔던 '프릴리지' 가격보다 30%나 인하하는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방액만 감소했다.
IMS 데이터 기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릴리지' 처방액은 각각 46억원, 37억원, 35억원, 30억원, 27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이후 '프릴리지' 약값은 지난 5월 40% 또 인하된 30mg 6000원, 60mg 9000원이 됐지만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약값 대폭 인하를 두고 회사는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업계는 사실상 시장에서의 실패로 봤다.
이런 가운데 종근당과 메나리니가 각각 '센돔(정제)'과 '고든(필름형)'이라는 '시알리스' 복제약을 출시했다.
두 제약사의 공통점이라면 비슷한 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했고, 이번에 출시한 제품명에 성공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종근당 '센돔'은 영어의 '센트럴(Central)'과 스위스의 가장 높은 산 이름인 '돔'의 첫 음절을 결합해 만든 이름이다. '발기부전 시장의 가장 최상위를 점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메나리니 '고든'은 '고맙고 든든한 동반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회사는 '고든'이 발기부전 남성들이 겪는 심적스트레스를 감소시켜줘 발기부전 남성에게 '고맙고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련 시장에서 쓴 맛을 본 종근당과 메나리니가 시알리스 제네릭으로 재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종근당은 강력한 영업력으로, 메나리니는 조루약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센돔과 고든 명칭만 봐도 두 제약사가 남성 성기능 시장에서 겪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품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실패도 경험인 만큼 이를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