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료분야에서 음성인식과 빅 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융합한 지능형 의료녹취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녹취는 외래 진료 시 의사 진단과 처방, 영상 판독 소견, 수술 시 의사 진료 내용 등 각종 의료기록을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저장 및 문서화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미 많은 해외업체들은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의료 녹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뉘앙스커뮤니케이션즈社 ‘드라곤 메디컬 360’(Dragon Medical 360)은 전 세계 1만 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약 45만 명의 의사가 활용하고 있는 음성녹취서비스로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환자 상담과 처방 내용을 전자문서화해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전자의무기록) 작성을 지원한다.
IMC社 ‘위스퍼 포 헬스케어’(WiSPER for Healthcare), Dolbey社 ‘퓨전 스피치 EMR(Fusion Speech EMR) 그리고 M*Modal社 ‘플로엔시 다이렉트’(Fluency Direct) 역시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의료 녹취 기술사업자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Dolbey社 퓨전 스피치 EMR은 음성으로 인식된 데이터를 EMR 뿐만 아니라 제3자 프로그램에서도 활용 가능해 사용자 편의성이 뛰어나다.
국내에서는 음성기술 전문기업 ‘디오텍’이 의료 녹취 서비스 개발에 본격 나섰다.
디오텍은 세브란스병원 건강검진센터 ‘세브란스 체크업’과 연구협약을 맺어 다양한 음성 의료 데이터를 수집해 의료 녹취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가 이뤄지면 외래 진료 시 ▲진단과 처방 ▲영상 판독 소견 ▲수술 시 진료 내용 등 각종 의료기록을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저장·문서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은 이를 통해 의료진들의 업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여 의료서비스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 1명 외래 진료시간은 평균 4.2분으로 조사됐다.
이는 환자가 진료에 만족하는 시간인 6.3분에 못 미치는 시간.
국내 보건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의사 1인당 볼 수 있는 환자 진료시간도 그만큼 짧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욱이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의료 인력 문제 해결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면서 의료진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같은 개선방안 중 하나로 의료 녹취 서비스가 제시되고 있는 것.
디오텍 관계자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데이터화하고 EMR에 저장함으로써 각종 서류작성 시간을 줄이는 대신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개개인의 진료 내용을 상세하게 데이터화할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맞춰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세브란스 체크업 관계자는 “의료 녹취 서비스는 진료영역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서비스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대기시간이 긴 상담원과의 직접 통화 대신 음성인식을 통해 환자가 증상을 이야기하면 증상에 맞는 진료과목과 의료진을 추천하고 예약도 진행할 수 있는 무인응답시스템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