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금) 분당 학원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290여명이 연기와 유독가스에 노축돼 큰 혼란을 빚은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이 신속하게 대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전에 이중 방화문 등 건물 자체의 화재 확산 방지 시스템이 잘 작동했고 학원 선생님들이 나서 학생들을 먼저 침착하게 대피시킨 덕분도 컸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의 '매뉴얼 대응'이 크게 한몫했다는 평가다.
화재가 발생한 11일 오후 7시, 119 상황실과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상황임을 전달받은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병원 자체적으로 마련해 운영 중이었던 '지역사회 응급재난 대응 매뉴얼'에 따라 10분 만에 '재난 의료지원팀'을 화재현장으로 급파하고 병원 내에는 대량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임시 진료센터를 구축했다.
기존 응급실 병상이 100% 가동된 것은 물론 병원 로비에 재난 대비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병상 수십 개와 휠체어가 순식간에 깔렸고, 병원 내 많은 의사, 간호사 등 직원들이 환자 치료를 위해 근무 시간이 끝났는데도 교대하지 않고 병원에 남아 환자들을 기다렸다.
늦은 시간임에도 귀가했던 직원들까지 비상 연락을 받고 속속 병원으로 모여들었다.
순식간에 화재현장에서 실려온 환자는 100명을 넘어섰고, 환자 가족들까지 수백 명이 한꺼번에 병원으로 몰려들었지만 사망자 없이 위기 상황을 완벽하게 대처해 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철희 원장은 "비상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주기적, 지속적으로 훈련을 거듭해 직원들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사건에서 성공적 대처가 이뤄진 가장 큰 이유"라며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위한 대비 조치라면 어떤 것이라도 완벽해야 한다는 것이 저와 교직원들의 강력한 의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