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의료의 질 향상을 목표로 준비해온 의료기관평가가 오늘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된다.
병원별로 이틀씩 총 150여개 항목에 대해 집중 점검을 벌이게 되는 의료기관평가는 그러나 평가주관기관과 평가기준이 의료기관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복지부와 병원협회에 따르면 오늘 세브란스병원, 고대병원, 한림대 한강성심병원등을 필두로 500병상 이상 85개 의료기관 평가를 실시, 올해 연말에 그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이번 평가에서 환자의 권리와 편익 및 진료체계 등 진료 및 운영체계와 부서별 업무 성과 등 2개 부문 17개 분야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조사는 평가대상병원에서 미리 조사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서면조사와 함께 평가단이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현지조사가 병행 실시된다.
평가단은 의사 1명과 간호사 3명, 병원관리자ㆍ의무기록사ㆍ약사ㆍ영양사 각 1명, 면담조사원 2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으며 현 근무병원의 이해관계가 평가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평가지역 및 평가대상 병원 규모 등을 고려하여 교차 배치된다.
그러나 이번 평가항목에는 ▲퇴원환자 만족도조사 ▲의료장비 계측기 구비조항 ▲주사침 수집함 '상품화된 제품'문제 ▲소아과병동 커튼 설치 ▲병동 혈액냉장고 비치 ▲병동마다 무균조제대 설치 등 통상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어 병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또 평가대상 병원 선정 기준이 모호하고 신축건물과 노후화된 건물에 대한 보정기능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첫 평가대상이 되는 병원 가운데는 산업재해 및 정신병 전문병원이 포함되어 있는 등 선정기준에 문제가 있는데다 평가내용도 환자의 만족도 부분에 치중하고 있어 진료의 질 향상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 300병상 이상을 비롯해 3년 주기로 100병상 이상의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료기관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