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가까이 이어졌던 한파로 대학병원들의 실적도 곤두박질 치면서 울상을 짓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여름 메르스로 인해 타격을 입은 입장에서 겨울에도 한파로 인해 환자들의 발길이 떨어지면서 한숨을 짓고 있다.
A대학병원 보직자는 26일 "근 2주일동안 외래 환자가 전년 대비 500여명 이상 감소했다"며 "특히나 대학병원은 1월이 비수기라는 점에서 타격이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A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 대학병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로 인해 일부 병원은 예약 부도율이 40%까지 치솟기도 했다.
B대학병원이 대표적인 경우. 이 병원은 지난 22일 예약 부도율이 40%대까지 올라가면서 이례적으로 대책 회의까지 진행했다.
B대병원 관계자는 "우리가 지역 중심 병원이기는 하지만 이정도로 부도율이 올라갈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추위가 한풀 꺾여 다행이지만 타격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대책회의도 진행했지만 사실 뾰족한 방법이 있겠느냐"며 "예약 부도를 낸 환자들에게 다시 예약을 잡을 것을 권유하는 방법외에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지난해 메르스로 심각한 경영 타격을 입고 이제서야 회복세를 보이는 와중에 이러한 문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대학병원들의 한숨은 더욱 깊다.
특히 대부분 한파로 피해를 입은 병원들은 중위권 대학병원이라는 점에서 경영적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병원들은 한파로 인한 피해가 비교적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워낙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은 만큼 맹추위에도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증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위권 대학병원들은 수술 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발길을 돌린 상황. 이들이 발을 구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A대병원 보직자는 "대학병원도 이정도인데 종합병원들은 오죽하겠느냐"며 "이 정도 되면 사실상 병원계에 천재지변이라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메르스 여파를 겨우 넘기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져 황망할 따름"이라며 "한파의 타격을 또 어떻게 메워야 할지 벌써부터 답답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