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원격의료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임상 현장에서는 만성질환관리에 효율성을 높인 U-헬스케어 시스템이 진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금까지 U-헬스는 IT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장비를 사용할 수 있어야 가능했다. 때문에 정작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환자에게는 접근성이 높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이런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은 노인환자가 IT장비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착안, 전화 한통으로 당뇨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효과를 입증했다.
노인의 눈높이에 맞춰 U-헬스가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새롭게 도입한 이 시스템은 환자의 음성을 인식해 그에 맞는 맞춤형 건강정보를 제공하도록 고안돼 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전화를 걸어 자신의 당 수치를 말하면 이 시스템은 환자의 음성을 데이터로 전환, U-헬스케어 센터로 수집되고 그에 맞는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앞서도 당뇨환자에 대해 U-헬스를 도입해 운영한 바 있다. 하지만 노인환자가 새로운 장비에 미숙하다보니 한계가 있다고 판단, 이 시스템에 노인에게도 친숙한 전화를 접목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환자들의 당뇨 수치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김경민, 임수 교수(내분비내과)가 주도한 U-헬스케어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당뇨병환자 66명을 음성인식 U-헬스케어 시스템의 관리를 적용한 A그룹 33명과 스스로 혈당을 자주 측정하게 한 B그룹 33명으로 나누어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6개월 후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평균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단순히 혈당을 측정한 그룹에 비해 약 8.5%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그룹에서는 혈당의 편차, 즉 변동 폭도 유의하게 감소하여, 저혈당의 예방 및 고혈당으로 인한 당뇨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혈압 및 지방간 수치도 유의하게 개선돼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U-헬스케어 시스템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임이 입증됐다.
이에 대해 임수 교수는 "본 연구는 세계 최초로 음성인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U-헬스케어 시스템을 적용해 혈당의 절대치 뿐만 아니라, 혈당의 변동 폭까지 개선 시켜주는 효과를 보여준 획기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음성인식 시스템은 고령의 당뇨병 환자도 어렵게만 느껴졌던 U-헬스케어 시스템을 쉽게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가장 진보된 형태의 당뇨병 관리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