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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에 손 든 이세돌 보며 "의사에게도 올 게 왔구나"

김현정 동부병원장 "의사들만의 영역찾기 고민할 때"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6-03-10 05:05:55
|돌발 인터뷰 - 로봇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천재 바둑기사와 인공지능 로봇의 대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누가 바둑을 잘 두느냐는 넘어 '로봇이 인간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로봇은 의사를 대체할 수있을 것인가.' <메디칼타임즈>는 의료 일선에 있는 의사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① <의사는 사라질 직업인가> 저자 김현정 서울시립 동부병원장
"올 게 왔구나. 가까운 미래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지난 9일 오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의 대국 직후 만난 김현정 서울시립 동부병원장(정형외과)의 첫 마디였다.

인간과 로봇의 대국은 로봇의 승리로 끝났다. 그는 인간으로서 또한 로봇의 발전에 위협받는 의사로서 내심 이세돌의 승리를 응원했던 탓이다.

김현정 병원장은 지난 2014년도 <의사는 사라질 직업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며 컴퓨터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으며 이는 먼 미래가 아닌 당대에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이 책은 의료의 영역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믿어왔던 의료계에 파장을 일으키며 최근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김현정 서울시립동부병원장
그런데 이 책의 저자조차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는 "그래도 아직은 컴퓨터는 인간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나를 비롯한 많은 의사들이 로봇의 성장에 놀라고 긴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내과, 영상의학과 의사라고 더 치명적이고 외과의사라고 안전하다고 볼 수 없는 의료계 전체의 변화라고 봤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컴퓨터로 대체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로봇에 맡기고 컴퓨터가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을 계속해서 찾아나가 것"이라며 "지금 의사들이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유명 대학병원은 이미 시범적으로 슈퍼컴퓨터 왓슨을 임상에 도입해 진단 및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보인 상태다.

다시 말해, 로봇을 의료현장 투입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김현정 병원장은 의사의 역할을 크게 진단과 진료(처방) 2가지로 구분, 컴퓨터 알고리즘을 잘 짜면 의사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간의 영역을 넘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가령, 각종 검사 결과를 데이터화 하더라도 의사가 환자를 만났을 때 보고 느끼는 환자의 안색과 표정의 변화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리고 환자에게 위안을 주고 공감해주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모습. 자료: 바둑TV 중계 현황
로봇이 인간의 '휴먼 팩터' 갖출 수 있을까?

김 병원장은 로봇이 의사를 대체하게 되는 가까운 미래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고 했다.

특히 그는 이번 경기에서 이세돌과 마주보고 앉아 알파고를 대신해 바둑 돌을 옮기는 역할을 한 것에 주목했다.

그는 "그는 컴퓨터의 조수역할을 했지만, 만약 그가 알파고의 주인이라면 그는 슈퍼컴퓨터를 소유함으로써 이세돌이라는 천재 바둑기사를 이긴 셈"이라며 "슬프지만 이는 자본의존적 사회가 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를 의료계에 적용, 자본화됐을 때의 우려를 제기했다. 병원 업무의 상당부분을 지원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슈퍼컴퓨터가 나왔을 때, 자본이 있는 병원은 이를 도입해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선보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병원은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로봇이 과연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공감 능력 등 인적요인을 갖출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의사는 환자를 인격체로 보고 의학적으로 A라는 치료가 맞더라도 환자 본인의 의견을 수렴해 다른 대안을 찾고 함께 고민하는데 컴퓨터는 정해진 답만을 환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인간 즉 의사에게는 환자의 의지에 따라 진료를 중단하거나 방법을 바꿀 수 있는데 과연 인공지능 로봇이 이런 능력까지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의사를 대체하게 될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면서도 "만약 만들어진다면 인정 많은 로봇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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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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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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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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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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