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없는 영업으로 실적 부진에 빠진 일부 영업사원 등이 면피용 '카더라' 통신을 애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 A제약사 법무팀장은 "CP팀은 우리 회사는 물론 타사 불법 행위를 감시해야하는 역할도 한다. 정보는 주로 현장 목소리에 의존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더라 통신이 많아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제 보고 건수의 상당수는 물증 없는 빈 껍데기인 경우가 많다. 특히 특허만료 의약품의 경우 복제약 회사들이 리베이트 영업을 펼쳐 실적 부진이 어쩔 수 없다는 하소연이 많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온 사례는 거의 없다. 119 구조원 처럼 장난전화로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카더라' 통신은 특정 제약사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번지기도 한다.
국내 B사 영업사원은 "제약업계 바닥이 좁다보니 소문이 한 번 돌면 사실이건 아니건 기정사실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복제약 초반 실적이 좋으면 리베이트 의심 회사로 집중 포화를 받는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그는 "소문은 다양하다. '그 회사 영업사원에게 직접 들었다', '친한 거래처 의사가 흘려줬다' 등인데 물증은 없는 사례가 대다수다. 만약 리베이트 영업을 해도 최근에는 극비리에 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공유하는 시대도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물증 없는 보고라도 예의주시해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냐는 것이다.
국내 C사 법무팀장은 "제약협회 새 집행부는 무기명 리베이트 투표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카더라 통신이 반영될 수 있는 부작용도 있지만 계속 지목이 된다면 원인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철저히 비밀로 부쳐 지목 제약사에 대한 마녀사냥 없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면 된다"고 못 박았다.
한편 이행명 협회 신임 이사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일부 제약사에서 리베이트가 고개를 들고 있다. 리베이트 인식에 우수 인재들이 부끄러워 제약사를 외면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