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언론이 주목하는 소란스러운 행사, 솔직히 달갑지 않다. 그래서 우리에게 남는 게 뭔가?"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 '2016 바이오 코리아' 전시 부스로 참여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바이오 산업의 핵심인 원천기술을 육성하는 정책은 없고 당장의 성과에 매몰된 정부의 정책에 씁쓸하다고 했다.
지난 1일, 2016 바이오 코리아가 성대한 막을 내렸다.
'한미'의 효과일까, '알파고'의 효과일까. 바이오코리아는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으며 글로벌 신약개발 전시관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글로벌 신약개발 제약사들이 모여있는 부스에는 최근의 눈부신 성과로 고무된 분위기였으며 삼성 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부스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향후 비전을 제시하는 등 대기업의 위엄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대기업, 대형 제약사가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사이 그 틈에 끼어있는 한국 토종 바이오 업체 관계자들은 마냥 즐거워 보이진 않았다.
그가 씁쓸한 이유는 박근혜 정부의 바이오 육성 정책이 지나치게 성과에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는 "현 정부가 원하는 것은 진심으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삼성 등 대기업을 키워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기초의학 분야에 대한 육성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기업 중심의 정책이 주류를 이룬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유한양행 등 대형 제약사들은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보다는 바이오니아, 제넥신, 오스코텍 등 원천기술을 지닌 업체에 투자해 성과를 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당장의 성과를 내는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바이오 산업을 키우는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코앞의 성과에만 매달려선 한계가 있는 법.
특히 바이오 분야는 원천기술이 중요한 만큼 1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한미가 주목받는 이유도 '원천기술'을 지녔기 때문 아닌가.
기초의학 활성화 방안의 부재를 우려하는 바이오 업체 관계자의 한숨, 떠들썩 했던 2016 바이오 코리아 행사가 남긴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