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방암 전이 발생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전을 활용하면 암 전이를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연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원자력의학원 한영훈 박사팀은 세포내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microRNA 중에서 암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MDM2와 E-cadherin의 발현을 동시에 억제하는 miR-5003-3p를 찾아냈다고 12일 밝혔다.
microRNA란 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로서 이러한 유전자 발현에 문제가 생기면 암 등의 유전 질환이 나타난다.
이중에서 MDM2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억제하는 p53 단백질 분해를 유도해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Slug와 Snail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함으로써 암 전이를 억제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또한 E-cadherin은 암 세포들을 함께 붙어있게 해 이 세포들이 흩어져 전이되는 것을 막는 능력을 갖고 있는 단백질로 MDM2와 E-cadherin을 억제하면 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유방암 전이 조직에서 많이 발현되는 miR-5003-3p가 발암 단백질(MDM2)을 억제해 암 전이 유도 단백질(Snail)을 안정화시켜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실제로 유방암 전이 세포를 지닌 실험동물에 miR-5003-3p를 주입하자 폐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대조군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miR-5003-3p를 통제하면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의 전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될 경우 생존율이 매우 낮다. 특히 유방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은 평균 91.5%나 되지만 전이되면 36.8%로 급격히 낮아져 치료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왔다.
한영훈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방암 전이 인자를 억제하는 약물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해 유방암 전이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 저명 학술지 분자세포생물학(Journal of Molecular Cell Biology(IF=6.87)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