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와우 이식 수술 후 환자의 뇌가 소리를 어느 수준으로 인지하는지를 뇌파검사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원장 박성욱)는 14일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이 소리를 들었을 때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분석하는 '대뇌피질 청각유발전위 검사'(CAEP)를 통해 인공와우 환자의 대뇌에서 정상청력을 가진 일반인과 같은 수준으로 소리에 반응하는지를 최초로 측정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인공와우 환자 10명과 일반인 16명의 대뇌 청각피질에서 주파수가 각기 다른 세 가지 소리자극에 대해 모두 동일한 형태의 파형을 나타났다.
인공와우 환자들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대뇌에서 세 가지 소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대뇌가 인지하는 말소리 자극의 크기에 따라 파형의 크기가 달라졌으며, 소리가 커질수록 파형의 진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 파형의 분석을 통해 환자의 청각능력 성숙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인공와우 환자는 기기를 귀 뒤쪽에 이식한 뒤 음성자극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들리는 신호음을 말소리의 의미로 변환하는 훈련을 거친다. 환자가 신호음을 제대로 듣고 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청각능력에 맞춘 어음처리기의 조절(매핑)과 청각재활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인공와우 수술 후 재활과정에서 환자가 소리를 어떻게 듣는지를 청신경검사, 뇌간측정 등의 청각검사와 주관적인 언어평가를 통해 측정했지만 대뇌의 청각피질에서 소리를 제대로 인지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검사가 없었다.
대뇌피질 청각유발전위 검사를 통해 말이 통하지 않거나 의사표현이 서툰 소아 인공와우 환자들의 청각재활 적정성과 청각 시스템의 성숙도를 객관적인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게 돼, 환자에게 최적의 청각재활을 시행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대뇌피질 청각유발전위 검사는 인공와우 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인공와우 분야를 선도하는 호주에서 인공와우 환자들의 청각재활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검사로 호주에서는 임상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박홍주 이비인후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시행한 대뇌피질 청각유발전위 검사를 통해 대뇌수준에서도 성공적인 청각재활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소아 인공와우 수술 후 청각재활 과정을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홍주 교수는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인공와우 수술과 청각재활 경험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병원으로 현재까지 인공와우‧중이 임플란트 등을 이용한 성공적인 청각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효과적인 청각재활이 이뤄지도록 최신 기술을 통한 의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