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의 고칼륨혈증약이 미국 승인에 난항을 겪었다.
경구용 현탁액 소듐지르코니움사이클로규산염(sodium zirconium cyclosilicate, 이하 실험물질 ZS-9)의 최근 얘기다.
해당 약물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해 ZS-9의 개발사인 ZS 파마를 27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파이프라인에 추가한 실험물질.
ZS-9은 신약승인신청(NDA) 단계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검토완료공문(complete response letter, 이하 CRL)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CRL은 미국 신약승인을 결정하기 전에, 대상 약물에 미심쩍은 부분이나 논의가 필요한 경우 발송된다.
FDA는 해당 CRL의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ZS-9의 검증을 위해 새로운 임상연구 데이터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칼륨혈증약 시장, 선발주자 대비 효과와 안정성 좋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번 미국 승인 좌초는 의미가 다르다.
전 세계 고칼륨혈증 치료제 시장은 6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되며, ZS-9의 한 해 기대매출액은 10억 달러로 예상됐기 때문.
더욱이 해당 영역에서 적절한 치료전략이 없다는 점이 유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ZS-9보다 먼저 시장에 입성한 렐립사(Relypsa)의 벨타사(Veltassa)가 만성 신장질환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고칼륨증상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약점은 분명했다.
선발주자라는 강점은 있었지만, 승인 당시 다른 경구용 약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 체내흡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문구가 제품용기에 삽입된 것.
혈중 칼륨수치를 낮추는데 수 시간에서 수 일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 다른 약물과 최소 6시간의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감으로, ZS-9이 기대를 받을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이와 달리 ZS-9은 투약 용량도 벨테사(1일 2회)와 비교해 하루 한 번으로 간편했고, 빠른 효과와 안정성을 나타냈다.
다만 ZS-9은 임상연구에서 말초부종 발생이 문제가 됐지만, 이번 CRL과 FDA의 논의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ZS-9의 대표적 무작위 위약 대조군연구인 HARMONIZE에 따르면, 해당 약물은 칼륨을 위장에서 수소와 나트륨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칼륨에 선택성이 높아 안정성이 좋고, 비수용성이기 때문에 수분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