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때 1부터 100까지 더하는 과정에서 등차수열 공식을 도출한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를 살다 간 가우스는 업무에서만큼은 완벽주의자였고 천재였음에도 매우 열심히 일하는 학자였다.
가우스 본인의 성장곡선을 그리다가 가우스 함수를 우연히 발견한 것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당시 가우스의 삶은 가우스형 인재의 성장선과 닮아 있다. 그만큼 스스로의 틀을 깨는 것에 익숙했던 인물이다.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 수학자인 가우스는 다작(多作) 스타일의 학자는 아니었다. 스스로 보기에 완벽하지 않거나 비판을 견디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원고는 출판하지 않았다. 이런 삶의 원칙은 본인의 모토 '드물지만 성숙하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철저해지기 위한 다짐이었다. 동시대인들이 뛰어난 수학적 업적이라고 발표한 것들을 이미 수 년 또는 수십 년 전에 그가 이미 발견했다는 사실이 그의 일기를 검토한 후대인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가우스는 이러한 완벽함 속에 오늘날 측정 오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과학에 사용되는 최소제곱법을 발견했고, 타원 함수도 발견했다. 복소수 평면의 도입, 소수정리, 2차 상호관계의 법칙을 증명해 이차방정식의 해결가능성에 지대한 공을 세웠으며 대수학의 기본 정리를 증명했다.
[1.00]도 1이지만 [1.99]도 1이다
가우스의 성과물 중 다시 눈여겨본 것은 가우스함수이다. 독자께서도 인지하듯 가우스함수는 y=[x] or f(x)=[x]이고, 실수 x에 대해서 x보다 크지 않은 최대의 정수를 [x]로 나타낸다. 정수 n에 대해 if n≤[x]
가우스함수는 특정 분야 지식인으로 살고 있는 사람의 일반적인 역량 향상 그래프와 유사하다. 그리고 성장과 계발을 중시하는 전문가의 성장선을 닮았다. 우상향하는 1차 그래프나 J형 커브를 그리는 성장은 모두가 기대하는 삶이지만 운과 통제 불가능한 환경요인 때문에 일반적인 성장 그래프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문성을 인정받으려는 인재는 가우스함수처럼 성장하는 과정에서 투입 대비 효율이 높지 않다. 가우스함수의 y를 결과 혹은 성과물이라 하고, n을 투입과 노력이라 할 때 정수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한 단계 아래의 정수를 성과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1.00]도 1이지만 [1.99]도 1이다.
전문가는 성장의 잠복기를 요한다. 지루할 정도로 성장이 더디다. 게으른 것은 아닌데 잡힐 듯 손에 잡히지 않는다. 평평한 그래프 속을 거닐다 다시 '무'의 세계에 빠진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퀀텀점프와 같은 폭풍성장을 이룬다. 이 점이 성장지점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일 뿐 정점을 찍은 뒤에는 다시금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가우스함수형 인재의 성장곡선을 확대해서 보면 작은 시그모이드 커브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매일 커가는 것 같다가도 갈수록 후퇴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평평하게 보인다.
y=x와 같이 투입만큼 결과물이 나오면 좋겠지만 일정 수준을 넘으면 차원이 다른 성장의 게임이 시작된다. 지식인의 삶이란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남들이 알아주지 않기도 하고 곡해하기도 한다. 절망의 계곡이라 불리는 절망 후 성장 그래프는 마인드 차이에서 오는 결과로 실제 성장과정으로 일반화하기에는 논란이 있다.
누구는 아파하라 하고, 누구는 아파하지 말라며 인문학적 의견이 팽팽해도,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만은 변함없다. 젊었을 때 조금은 고생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옆 사람 컵 속의 물(역량)은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내 잔에 물이 얼마나 있는지는 가늠할 수 있다. 병든 조개의 아픔 속에서 탄생하는 게 진주라고 하니, 투입은 많고 결과물이 없어 하루하루가 절망적인 사람은 더 큰 성장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캡스톤브릿지 고주형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