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후 삶의 질이 떨어진 폐암 환자는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윤영호 교수팀은 국립암센터(흉부외과 이종목, 김문수), 삼성서울병원(흉부외과 조재일, 심영목) 교수팀과 함께 이 같은 결과를 종양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BMC Cancer'7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 후 완치를 판정받은 폐암 환자 809명을 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 11.9%인 96명이 기간 중 사망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성별, 연령, 병기요인 등을 통계학적으로 보정해, 잘 알려진 예후 인자가 아닌 삶의 질과 사망 위험관의 상관성을 추가로 분석했다.
결과를 보면, 신체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사망 위험이 2.4배 높았으며, 호흡곤란(1.6배), 불안(2.1배), 질환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는 내적 역량 저하(2.4배) 등을 보이는 환자도 사망 위험이 높았다.
또, 저체중(1.7배)과 수술 후 운동 부족(1.5배)도 사망과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다. 장기 생존이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생존자가 늘어나면서 치료 후 삶의 질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잘 알려진 폐암 예후 인자(연령, 성별, 종양의 특성 등)외에도 삶의 질이 사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그동안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삶의 질과 사망 위험 간의 상관성을 장기간에 걸쳐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윤영호 교수는 "최근 발표한 자궁경부암에 이어 폐암 환자도 삶의 질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혔다"면서 "이러한 삶의 질 요인은 향후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학에서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국내 암경험자가 130만 명을 넘어섰으나,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 후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해, 암 재발이나 사망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암 치료 후 재발 감시뿐 아니라 운동, 식이 등과 함께 삶의 질을 평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진료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보험수가 인정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