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의 효과일까.
최근 3년간 BRCA(유방암 관련 유전자 검사)돌연변이 보인자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가 5배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BRCA 검사 건수도 3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연간 BRCA1 검사건수를 분석한 결과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837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예방적 수술 건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유방암학회가 전국 28개 대형병원에서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변이 보인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2012년 4건에 불과하던 것이 2015년 20건으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양측난소절제술도 2012년 16건에서 2015년 75건으로 4.7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회는 최근 3년간의 치료 패턴 변화에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수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봤다.
앞서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 및 난소암의 가족력을 우려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전성 유방암은 특정 변이 유전자로 전체 유방암의 5~10%을 차지하며 원인이 되는 대표 유전자는 BRCA1, BRCA2로 유전자 변이를 보인 여성은 유방암 이외 난소암 발생 위험도 높았다.
예방적 수술의 목적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
실제로 예방적 양측난소절제술은 변이 유전자와 보인자의 유방암 발생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낮추며 사망률 감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방암학회 측은 "BRCA 유전자 보인자의 경우 일상생활 관리, 암발생의 감시, 화학적 예방 등을 통해 암 예방 및 조기진단에 만전을 기해야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적 수술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방암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장)은 "BRCA1, BRCA2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인 BRCA 유전자 변이 예측 모델(KOHBRA BRCA Risk Calculator, KOHCal)을 개발, 유방암 진료 권고안에 유전성 유방암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국내 유전성 유방암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