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수가와 의료전달체계를 연구하면서 직접 행정에 뛰어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보건사무관에 응시했습니다."
보건복지부 보건사무관에 합격한 이혜진 씨(사진, 36,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10일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공무원 선택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이혜진 씨는 서울의대(2006년 졸업)를 나와 가정의학과 전문의 취득 후 서울대병원 진료조교수와 필리핀 마닐라 WHO 서태평양 사무국 인턴 십,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 계약직 공무원 등 다양한 경험을 거쳤다.
그는 "일차의료 연구할 기회가 있어 상담수가와 의료전달체계를 공부하던 중 서울대병원 이종구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의 한마디가 진로를 바뀌게 했다"면서 "이 교수는 '의사들이 비판만 하지 말고 정책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며 공무원을 선택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혜진 씨는 "정부 기관(질병관리본부)에 일하다 보니 행정직 공무원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의사들과 정부 공무원들의 사고방식과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다"고 전하고 "공무원으로서 진료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양쪽의 의사소통을 위한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가 희망하는 의료정책 업무는 일차의료이다.
이혜진 씨는 "가장 해보고 싶은 정책이 일차의료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이다. 만성질환 시범사업으로 두루뭉술하게 다양한 사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전문적 지식과 과학적 사고를 토대로 일차의료 개선에 일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배 의사들에게도 공무원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진료하는 의사, 환자 보는 의사만 생각한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에 뛰어들어 실제 정책에 연결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이 공무원으로 많이 오기를 바란다"며 당부했다.
이혜진 씨는 "공무원 사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다. 어느 부서에 배치되던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복지부에서 이루고 싶은 직위는 생각한 적이 없다. 전공했던 만성질환 관련 올바른 국가정책에 일조한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씨는 2월 두 달 간 신입 사무관 교육을 마친 후 4월 중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에 정식 배치돼 공무원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