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약사 옥죄기. 약가인하 채찍과 함께 던져진 신약승인 확대 카드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항암제 개발 및 승인과 관련해, 전문성을 강화한 협회 내부 암센터 출범 소식을 발표했다. 협회 주도로 항암제의 임상데이터 리뷰 속도를 지금보다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취지에 따르면, 인간의 달착륙에 빗대어진 '차세대 면역항암제' 등 신규 항암제의 시장 진입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암센터 출범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제약업계 약가인하라는 초강수를 던진 가운데, 당근으로 내민 '신약 승인의 보장' 계획과도 맥이 닿아 있다.
FDA는 "협회 암센터는 FDA 내부 3개의 의료제품 인허가 센터와 협력해 화학합성약물, 생물학적제제, 의료기기 등의 임상데이터의 검토와 개발에 협력해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협회 암센터의 포지셔닝이다.
협회 암센터가 전 행정부에서 시작된 '캔서 문샷 이니셔티브(Cancer Moonshot Initiative)'의 연장선상에 놓인 이유다.
문샷(Moonshot) 프로젝트는 국가적 지원을 통해 암의 예방은 물론 조기 발견과 치료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인류가 달에 착륙한 일에 필적하는 혁신적인 도전이란 의미에서 따온 이름으로,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부통령이 주도한 항암제 개발협의체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국가 암 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행한 해당 면역종양 연구사업은, 뇌암으로 장남을 잃은 바이든 부통령의 주도 아래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전폭적 예산 투입을 알렸다.
결국 이번 암센터의 출범은 문샷 프로젝트에서 얻어진 개발 성과를 신약 승인이란 결과물로 연결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융합 키워드 '4차 혁명' 결부…면역항암제 3종 시장 진입
그간의 결실은 어땠을까.
프로젝트는 최근 사망위험이 큰 8개 악성 암종에 대한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내성 문제의 발생을 고려해 종양세포를 직접 공격하기보다 체내 면역세포의 종양 사멸 능력을 끌어올리는 면역치료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폐암을 위시한 악성 흑색종, 전립선암, 삼중음성 유방암 및 난소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골수이형성증(MDS) 등이 대표적 타깃이 된 것.
현재 면역항암제 시장에는 폐암, 악성 흑색종, 방광암 등 다양한 적응증을 보유한 면역항암제 3종이 진입한 상황이다.
PD-1 저해제 계열의 면역관문억제제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BMS·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또한 로슈의 PD-L1 저해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미국 및 유럽지역을 비롯한 우리나라까지 허가를 마쳤다.
이외 지난 2014년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진행하는 '문샷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PD-L1 면역관문억제제 더발루맙(durvalumab)과 신규 항암제 트레멜리무맙(tremelimumab)의 임상 데이터 분석이 지연되며 승인신청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맞춤의료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바이오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환자 개인별 정밀 진단 치료의 개념을 도입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최근 융합을 강조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트렌트와도 맞닿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에선 작년 과학기술전략회의를 통해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정밀의료 기술개발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민 10만명에 해당하는 정밀의료 코호트 구축 및 해당 빅데이터를 기업체와 병원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자원 연계 활용 플랫폼'을 마련한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