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시행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한재활병원협회가 의료 질 관리에 적절한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재활병원 종별 신설 논의가 유보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재활병원협회 우봉식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활병원 인력, 시설, 장비 등에 관한 기준안을 내놨다. 정부의 재활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와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시행을 염두에 둔 것.
그에 따르면 의사 수는 30:1(환자 30명에 의사 1명꼴)로 재활의학과 전문의 수는 최소 2명 이상이되 그 수가 전체 상근의사 수의 50% 이상을 차지할 경우 수가 가산을 제안했다.
간호사 수는 6.5:1이하를 유지하고 물리치료사 수는 9:1이하, 작업치료사 수는 18:1이하를 유지하면 적절하다고 했다.
앞서 재활의학회가 제시했던 재활병원 기준과 비교할 때 간호사 수는 줄인 반면 물리치료사 확보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재활의학회는 재활병원의 간호사 수는 4.5:1~6:1미만으로 하되 물리치료사는 9:1~12:1미만으로 여유를 뒀다.
우봉식 회장은 "재활병원은 간호사보다 재활치료에 투입할 물리치료사 수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재활치료 질 관리를 위해 간호사 보다 물리치료사 비중을 높이는 데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우 회장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협회가 제시한 기준안에 충족하는 의료기관은 급성기 68곳, 요양병원 35곳으로 총 103곳이 재활병원이 될 수있다.
우 회장은 "재활병원은 의사 이외 간호사는 물론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가 있다"면서 "이 같은 기준을 마련해두면 한의사의 재활병원 진입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그는 재활병원종별분리 논의가 지지부진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재활병원 종별 신설이 안될 경우, 요양병원 수가 개편으로 요양병원 내 재활분야 치료가 제한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최근 한의사의 요양병원 개설이 급증하면서 양·한방 협진을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재활의학과 전문의 채용은 줄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즉, 요양병원 내 재활분야가 위축되는 만큼 별도의 재활병원 종별 신설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
그가 심평원 자료를 파악한 결과 지난 2012년도 한의사가 개설한 요양병원 내 재활의학과 신설은 2곳에 그쳤지만 2016년도 19곳으로 급증했다.
반면 한방병원 내 재활의학과가 개설된 곳은 2012년도 8곳에서 2016년도 7곳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한방병원은 급성기 행위별수가제로 장기입원에 따른 입원료 삭감이 높은 반면 요양병원은 일당정액제로 장기입원에 따른 입원료 삭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의사가 요양병원 내 재활의학과를 개설한 경우 자칫 수익성에 매몰돼 적절한 재활치료가 이뤄질 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그는 "재활병원 종별 신설은 회복기 재활의료 체계를 확립할 가장 확고한 방법"이라며서 "재활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도입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의사의 재활병원 개설을 허용하는 것을 찬성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재활병원 종별 신설은 반드시 추진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