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 척수장애인에게도 자가도뇨 카테터 요양급여가 확대 적용된 지 3개월이 지난 가운데 자가도뇨가 필요한 척수장애인이 보험 환급 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현재 보험 정책이 산재 및 입원환자에게는 중복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꼽혔다.
덴마크 헬스케어기업 ‘콜로플라스트코리아’는 지난 3월 척수장애인 총 1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가도뇨 소모품 요양급여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산재 및 입원환자에게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를 현 보험 환급에 대한 가장 큰 불만사항이라고 응답했다.
휠체어에 의존해야하는 척수장애인이 ‘거동이 불편함에도 3개월마다 병원을 방문해 카테터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34%로 그 뒤를 이었다.
요양급여 적용에 따라 신경인성 방광 환자들은 1일 최대 9000원, 최대 처방개수 6개 자가도뇨 카테터를 본인부담금 10%를 지불해 사용할 수 있다.
하루 6회 도뇨 횟수에 대해 응답자의 44%가 ‘만족한다’, ‘만족하지 못한다’ 31%, ‘매우 만족하지 못한다’ 19%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만족하지 못하다는 응답이 약 50%에 달해 하루 6개 기준 카테터 사용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척수장애인의 자가도뇨 카테터 사용 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요소로는 응답자의 56%가 ‘카테터 구입비용’이라고 밝혔다.
이는 보험 적용 이후 하루 6개 카테터 사용 기준 월 27만원에서 2만7000원으로 경제적 부담은 줄었지만 일반적인 생리현상인 소변 해결에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여전히 앞으로 해소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는 ‘카테터 재활용 시 소독과정이 번거롭고 감염우려가 된다’는 응답이 22%를 차지해 2위에 올랐다.
자가도뇨 카테터는 식약처 내규 상 ‘일회용 소모품’으로 분류돼 있어 재사용이 금지된 소모성 재료.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66%의 응답자가 ‘매우 잘 알고 있으며, 일회용 카테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알고 있지만 대부분 카테터를 재활용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19%의 꽤 높은 비율로 나타나 카테터 구입비용 문제가 환자들이 소모품인 것을 알면서도 재활용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척수 손상 신경인성 방광 환자로서 생활에서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47%가 ‘밖에 나갈 때마다 생리현상 해결을 위해 챙겨야 할 물품이 많다’고 답했다.
또한 ‘항상 나를 챙겨야 하는 가족 및 주변인에게 미안하다’라는 응답에도 25%가 답하며, 감정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음이 나타났다.
이밖에 ‘도뇨 과정이 불편해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는 답변에도 19%가 응답하며 도뇨의 번거로운 과정이 잘못된 도뇨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점도 드러냈다.
한편, 요양급여 확대 적용과 맞물려 지난 1월 론칭된 환자 등록부터 청구·환급까지 모든 서류 작업을 대행해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콜로플라스트 케어 서비스’에 대해 기대하는 점으로는 36%가 ‘복잡한 환급절차에 따른 신체적 어려움 해소’라고 답했다.
이어 29%가 ‘카테터 구매 비용의 10% 선지급에 따른 금전적 부담감 해소’를 꼽았다.
콜로플라스트 관계자는 “건강보험 요양급여 지원에 대한 현행법상 산재보험·장기요양보험 등 타 법령에 의한 혜택의 중복지급을 금지하고 있어 산업재해에 의해 신경인성 방광 환자가 되거나 입원환자의 경우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환자가 상당수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환자들이 실제적으로 받고 있는 보험에 자기도뇨 카테터에 관해 혜택을 적용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보험 적용 전 81만원의 비용으로 카테터를 별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금지하는 게 아닌 요양급여가 필요한 환자들 대다수가 실제적으로 보험 혜택을 받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