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기도 양주 옥정신도시
"병의원이랑 같이 들어오십니까? 약국만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은 줄을 섰습니다."
경기도 양주 옥정신도시에서 분양사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약국 분양 문의에 이같이 답했다.
2020년 4만여 가구가 입주를 완료하는 옥정신도시는 병의원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선점 효과를 기대하며 입점을 확정 지은 의원도 있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옥정신도시 중심상업지구 일대를 직접 찾아 이제 막 달아오르고 있는 분양 분위기를 봤다.
옥정신도시는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율정동, 고암동, 회암동, 삼숭동 일원을 아우른다. 현재 6000세대가 이미 입주한 상황이며 올해 9000세대, 내년 1만6000세대가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총 4만2000세대 입주할 예정이다.
신도시인만큼 30~50대 가족 단위 입주가 기대되고 있는 만큼 초등학교 10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3개가 위치하고 있다.
타 신도시와 비교했을 때 상업지 비율이 약 2%에 불과해 "장사하기 좋은 동네"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 2023년 7호선 확장 소식에 분양가도 1년 전보다 1억 원이상 올랐다.
이곳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한해 10개의 상가 건물이 완료될 예정으로 이미 입주한 세대가 상당수기 때문에 선점 효과를 노려볼만하다.
실제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6000세대 이미 입주해 있고 주변에 의원이 없어 차를 타고 고읍지구나 덕정지구까지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인 인구도 있어 재활의학과 등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 입주세대 규모가 크다보니 모든 진료과가 들어올 수 있다. 병의원 입점 경쟁이 특히 치열한 대로변 건물들에는 이비인후과, 내과 2곳, 소아청소년과, 치과 2곳, 약국 2곳이 입점을 확정 지었다.
대로변 건물 분양업자들은 분양가 공개를 꺼리며 가격 경쟁을 하고 있었다.
메디컬빌딩을 표방한 M타워는 7층 규모의 건물에서 3~5층을 메디컬층으로 분양 중이다. 입점을 확정 지은 의원과 약국에는 건물벽에 현수막을 달았다. 메디컬층은 분양가가 50억 기준 4억원대였으며, 임대료는 4000만원에 200만~250만원 정도.
지하3층, 지상 10층 규모의 H타워에는 2층 이상부터 병의원이 입점할 수 있다. 2층에서 규모가 가장 큰 131평 기준 평당 분양가는 1500만원이었다. 층이 높아질수록 가격은 50만~100만원씩 낮아졌다.
C프라자는 3~6층이 메디컬층이다. 5층에 입점할 내과, 피부과, 치과 평당 분양가는 680만~780만원이었다.
약국은 병의원 분양과 사정이 달랐다. 메디컬층을 따로 편성해 놓은 분양 업체들은 1층 약국 자리를 '독점'으로 지정해놓고 같은 층 다른 곳보다 분양가를 눈에 띄게 높게 책정하고 있었다.
H타워는 독점으로 해놓고 평당 7000만원까지 책정. 다른 공간은 평당 가격이 3000만원대에 불과한데 2배 이상 높게 책정해놓은 것이다. 약국 자리는 약 44평으로 분양가만 31억원에 달한다.
분양업체는 "가격 조절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분양업체 관계자는 "약국 독점 자리를 지정하고 있지만 약국만 들어오는 것은 소용없다"며 "병의원이 함께 들어와야 한다. 약국만 들어온다는 사람들은 5명이나 줄을 서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상가 시행사 관계자는 "분양업체들이 약국 자리를 독점으로 지정해놓고 분양가를 높이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꼬집었다.